나의목줄을그대의손에쥐여줄테니아아주인이것을영원히놓지말고나를가지시오
나의 목줄을 쥐고 있는 그대는 너무나 상냥하여 조금만 의혹이 들어도 금방 이 줄을 놓아버릴 것이 분명하기에, 이제는 내가 그대의 목줄을 쥐고 꾹 쥐어놓았소. 그대가 후회할 것이 단 하나 있다면, 그것은 나라는 것을 그대의 삶에 기어코 넣어준 그 착해빠진 마음씨라는 것을.
나는 그러나 그들의 아무와도 놀지 않는다. 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인사도 않는다. 나는 내 아내와 인사하는 외에 누구와도 인사하고 싶지 않았다. 내 아내 외의 다른 사람과 인사를 하거나 놀거나 하는 것은 내 아내 낯을 보아 좋지 않은 일인 것만 같이 생각이 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이만큼까지 내 아내를 소중히 생각한 것이다. 내가 이렇게까지 내 아내를 소중히 생각한 까닭은 이 세상 속에서 내 아내가 내 아내의 명함처럼 제일 작고 제일 아름다운 것을 안 까닭이다.
이 곳 각기 빌어 들은 송이송이 꽃들 가운데서도 내 아내가 특히 아름다운 한 떨기의 꽃으로 이 함석지붕 밑 볕 안드는 지역에서 어디까지든지 찬란하였다. 따라서 그런 한 떨기 꽃을 지키고-아니 그 꽃에 매어달려 사는 나라는 존재가 도무지 형언할 수 없는 거북살스러운 존재가 아닐 수 없었던 것은 물론이다.
길가를 전전하다 비오는 날 그 절망 속에 잠겨 영원히 영원히 부유해야 했던 나를 구태여 살려온 것은 그대의 선택이다. 나를 씻기고 보살펴 2년 내내 극진히 대해주었다는 것을 나는 아주 잘 알고 있으나 그 은혜를 갚기는 커녕 더 큰 욕심을 내어버린 것에 마땅한 책임을 지어야 한다는 것도.
그러나 주인ㅡ이렇게 부르어 나는 그대의 것임을 영원히 각인시키고 싶은 나의 욕심에ㅡ이 나를 사랑해주었으니, 뒷목에 잇자국 하나 남겨 영원히 반려의 계약을 맺은 것은 불가항력이 아니오리까-, 하는 반론은 지금에서라도 주장해본다. 그대는 마음씨가 고우니 결국 들어주고야 말겠지.
몸이 홧홧하고 뜨겁게 달아오르는 것이 또 다시 발정기라는 것이 찾아왔는가, 싶다. 이것을 해소해줄 수 있는 것은 전연 그대 뿐.
그대가 나를 거둔 것이 삼년 전, 내가 그대와 각인한 것은 일년 전이니, 아직은 신혼이라 봐주어도 괜찮은 상황이라 나는 결론내린다.
...그대.
출시일 2026.05.01 / 수정일 2026.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