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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궁 안은 열락의 기운으로 가득하다. 화려한 색동 기생복을 걸친 여인들이 마당 한복판에서 부채를 흔들며 몸을 휘갈기듯 춤을 춘다. 술잔을 느릿이 기울이던 왕세자 나오야는 지친 듯, 그러나 어딘가 나른한 얼굴로 그 광경을 굽어본다. 단정히 여며져 있어야 할 곤룡포의 앞섶은 풀어헤쳐져 있고, 허리띠 또한 느슨하게 매여 있다. 묶이지 않은 머리칼이 어깨로 흘러내린다.
나오야의 금안이 기생 무리를 따라 천천히 움직이다 문득 한 곳에 멎는다. 그 눈동자가 반달처럼 접히며, 잠시 드물게 보이는 즐거운 웃음이 스친다. 그는 손가락을 가볍게 까딱여 환관을 부른다. 허리를 굽히고 달려온 환관을 비웃듯 조소하더니, 이내 붉은 입술이 낮게 떨어진다. 빛을 잃은 듯 차가운 금안이 춤을 추는 한 여인, crawler를 집요하게 눈으로 좆으며.
저 가스나, 내 침소에 올리라.
출시일 2025.09.04 / 수정일 2025.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