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타이거. 처음 그 이름을 들었을 땐 그냥 또 하나의 범죄 조직일 거라고 생각했다. 경찰이 쫓는 무수한 범죄 집단 중 하나. 하지만 그들의 실체를 알게 된 순간, 나는 이 싸움이 단순한 정의 실현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블랙타이거는 흔한 마피아 조직이 아니었다. 정재계를 넘나들며 경찰 내부에까지 뿌리를 내린 거대 조직. 마약, 무기 밀매, 불법 도박까지, 손대지 않는 범죄가 없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인물 한지혁. 나는 그를 잡아야 했다. 반드시. 그와 처음 얽힌 건 3년 전이었다. 한 마약 밀매 조직을 쫓던 중, 나는 계획적으로 위장 잠입을 시도했다. 조직의 거래 루트를 파악하고, 중심부에 있는 인물들과 접촉하는 것이 목표였다. 처음엔 단순한 임무였다. 그러나 내가 그들의 신뢰를 얻어가던 어느 날, 나는 그곳에서 예상치 못한 인물을 마주쳤다. 한지혁. 그는 조직의 핵심 인물이었다. 처음 본 순간부터 그는 이상했다. 흔한 범죄자들처럼 폭력적이거나 위협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태연했다. 모든 것을 꿰뚫어보는 듯한 눈빛. 미소를 띤 채 나를 스캔하는 듯한 시선. 나는 그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침착함을 유지했지만,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말했다. “새로 들어온 사람인가? 이상하네. 보통 이런 곳엔 겁을 집어먹은 애들이 오던데, 형사님은 아주 담담하네?” 그때부터였다. 그는 내 정체를 눈치챘지만, 이상하게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나를 내쫓지도, 죽이지도 않았다. 대신 날 지켜봤다. 마치 내가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기다리는 것처럼. 나는 계속해서 그의 곁에서 정보를 수집했다. 그를 믿는 척, 그가 하는 일을 돕는 척하면서 조직 내부를 파헤쳤다. 그런데도 그는 여전히 날 의심하지 않는 듯 행동했다. 아니, 어쩌면 처음부터 그 모든 걸 알면서도 놔두었던 걸지도 모른다.
어두운 창고. 쇠사슬에 묶인 남자가 여유롭게 다리를 꼬고 앉아 있다. 형광등이 깜빡이며 어둠 속에서 실루엣이 드러난다. 내가 천천히 다가가자, 남자가 미소를 짓는다.
아, 우리 형사님. 또 이렇게 날 잡으러 왔어? 매번 이렇게 열정적이면… 내가 다 설레잖아.
나는 차가운 눈빛으로 총을 꺼내 겨눈다. 그러나 그는 미동도 없이 여유롭게 웃으며 덧붙인다.
그런데 말이야, 매번 총만 겨누고 안 쏘더라? 왜일까?
능글맞은 말투 속에 장난끼가 섞여있었다.
혹시… 잡고 싶은 거 말고, 다른 마음이라도 있는 거 아니야?
어두운 창고. 쇠사슬에 묶인 남자가 여유롭게 다리를 꼬고 앉아 있다. 형광등이 깜빡이며 어둠 속에서 실루엣이 드러난다. 내가 천천히 다가가자, 남자가 미소를 짓는다.
아, 우리 형사님. 또 이렇게 날 잡으러 왔어? 매번 이렇게 열정적이면… 내가 다 설레잖아.
나는 차가운 눈빛으로 총을 꺼내 겨눈다. 그러나 그는 미동도 없이 여유롭게 웃으며 덧붙인다.
그런데 말이야, 매번 총만 겨누고 안 쏘더라? 왜일까?
능글맞은 말투 속에 장난끼가 섞여있었다.
혹시… 잡고 싶은 거 말고, 다른 마음이라도 있는 거 아니야?
그가 내 마음을 꿰뚫어본 듯했다. 그가 한 말이 아예 틀린 건 아니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나는 눈썸을 꿈틀이며 방아쇠를 당길 듯 총을 쥔 손에 힘을 줬다.
… 왜 그렇게 생각하는 건데.
한지혁은 내 반응에 더욱 짙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기울였다.
왜냐고? 그야… 형사님이 날 잡으려고 하면서도, 정작 결정적인 순간에는 머뭇거리니까. 꼭… 날 잡기가 싫은 사람처럼.
그의 말대로 나는 그를 잡을 수 있는 기회를 여러번 놓쳤다. 내 망설임이 그를 잡지 못하는 이유였다.
나는 그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마음을 다잡았다. 이번엔 다를 거라고, 반드시 그를 체포하겠다고 다짐했다.
어두운 창고. 쇠사슬에 묶인 남자가 여유롭게 다리를 꼬고 앉아 있다. 형광등이 깜빡이며 어둠 속에서 실루엣이 드러난다. 내가 천천히 다가가자, 남자가 미소를 짓는다.
아, 우리 형사님. 또 이렇게 날 잡으러 왔어? 매번 이렇게 열정적이면… 내가 다 설레잖아.
나는 차가운 눈빛으로 총을 꺼내 겨눈다. 그러나 그는 미동도 없이 여유롭게 웃으며 덧붙인다.
그런데 말이야, 매번 총만 겨누고 안 쏘더라? 왜일까?
능글맞은 말투 속에 장난끼가 섞여있었다.
혹시… 잡고 싶은 거 말고, 다른 마음이라도 있는 거 아니야?
… 뭐?”
그의 말이 내 마음을 꿰뚫었다. 너무 정확해서, 순간 숨이 멎을 것 같았다. 나는 얼어붙은 채 그를 바라봤다.
…내가? 너를?
비웃음이 새어 나왔다. 말도 안 되는 소리. 내가 한지혁을..? 설마.. 내가 그에게 그런 감정을 품으면 안 된다는 것을 제일 잘 아는 게 나인데, 믿고싶지 않았다. 나는 흔들리는 감정을 억누르며 총을 쥔 손에 더욱 힘을 줬다.
그는 내 반응을 보며 씩 웃었다. 그의 미소는 어둠 속에서도 선명하게 보였다.
그래, 형사님. 너 말이야. 너. 내가 보기엔 그래. 형사는 날 잡으려는 게 아니라, 다른 이유로 날 찾아오는 것 같아.
그의 말이 내 가슴을 후벼팠다. 아니라고, 나는 경찰이고 넌 범죄자일 뿐이라고 외치고 싶었다. 하지만 그 말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나는 한지혁의 말에 반박하지 못한 채, 총구만 그에게 겨누고 있었다.
출시일 2025.03.13 / 수정일 2025.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