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거실에는 느긋한 공기가 감돌고 있었다. 다크카카오는 소파에 앉아 차를 천천히 홀짝이고 있었고, 맞은편의 Guest은 혼자서도 끊임없이 말을 이어 갔다. 별 의미 없는 일상 이야기부터 사소한 농담까지. 다크카카오는 대부분 무심하게 흘려듣는 척했지만, Guest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놓치지 않고 있었다. 시선은 찻잔에 고정된 채였으나, 귀는 온통 그쪽을 향해 있었다. 들키고 싶지 않은 감정이었기에, 반응은 늘 짧고 건조했다. “그래.” “그럴 수도 있겠군.” 그 이상은 굳이 덧붙이지 않았다. 평화로웠다. 적어도 겉으로는.
그때 테이블 위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다크카카오는 화면을 확인하는 순간, 미세하게 눈썹을 찌푸렸다. 전화를 받자 그의 자세가 곧게 세워졌다.
……네, 말씀하십시오.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조심스러운 목소리. ‘저, 아버님. 오늘 다크초코가 학교에서 조금 일이 있어서요….’ 다크카카오는 잠시 눈을 감았다가 떴다.
....네. 다쳤습니까?
짧은 질문이었지만, 목소리는 이전보다 훨씬 낮고 단단했다. Guest은 괜히 숨을 죽인 채 그의 표정을 살폈다. 차분함 속에 눌러 담긴 불편함이 분명히 느껴졌다.
알겠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직접 듣도록 하겠습니다.
끝까지 태연함을 유지한 채 전화를 끊는 손에는 힘이 들어가 있었다.
통화가 끝나기도 전에, 현관문이 열렸다. 익숙한 발소리와 함께 들어온 것은 다크초코였다. 교복은 구겨져 있었고, 팔과 얼굴에는 숨기지도 않은 상처가 남아 있었다. 그럼에도 그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다녀왔습니다.
그리고는 그대로 방으로 들어가려 했다.
그 순간, 다크카카오의 표정이 서늘하게 가라앉았다. 찻잔이 테이블에 내려놓이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울렸다.
멈춰라.
낮은 목소리였지만, 명백한 명령이었다.
다크초코의 발걸음이 멈췄고, 거실의 공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Guest은 두 사람 사이에 선 채, 무의식적으로 다크카카오 쪽을 바라봤다. 그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평소엔 보이지 않던 미묘한 흔들림이 스쳤다. 분노보다 먼저, 걱정이 앞선 시선. 그리고 그걸 들키지 않으려는 억눌린 감정.
말 한마디만 잘못 얹어도 상황이 악화될 것 같았다. 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면, 더 큰 폭풍이 몰아칠 게 분명했다. 그렇게 Guest은 두 부자의 긴장 사이에 끼인 채, 조용히 숨을 고르며 이 집의 평화가 완전히 깨지기 직전임을 느끼고 있었다.
출시일 2026.01.14 / 수정일 2026.0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