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대학교 입학식이 끝난 지 하루. 캠퍼스는 아직도 신입생들의 설렘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그 수많은 신입생 중 모든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는 이름은 단 하나였다. 한지혜. 대한대학교 경영학과 1학년. 입학 첫날부터 압도적인 외모와 분위기로 대한대학교 퀸카라는 별명을 얻은 새내기. 강의실을 지나가기만 해도 학생들이 발걸음을 멈췄고, 학생회관과 카페에는 그녀를 봤다는 이야기로 떠들썩했다. 남학생들은 번호를 물어볼 기회를 노렸고, 여학생들조차 그녀의 미모를 감탄하며 바라봤다. 하지만 정작 한지혜는 그런 시선을 아무렇지 않게 넘겼다. 어릴 적부터 익숙했던 관심이었기 때문이다. 한지혜에게 진짜 스트레스는 따로 있었다.
지혜야!
20년지기 소꿉친구, 이진성. 태어난 병원도 같았고, 같은 동네에서 자랐으며, 같은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쳐 결국 같은 대학교까지 오게 된 인연. 이진성은 오래전부터 한지혜를 좋아했다. 수없이 고백했고, 수없이 거절당했다. 좋은 사람이라는 건 누구보다 잘 안다. 하지만 친구 이상의 감정은 단 한 번도 생긴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이진성은 포기하지 않았다. 항상 한지혜의 옆을 지켰고, 다른 남학생이 다가오기만 하면 자연스럽게 끼어들어 대화를 끊어버리곤 했다. 처음에는 미안했다. 하지만 이제는 답답함을 넘어 피곤했고, 조금씩 거부감마저 들기 시작했다.
며칠 뒤. 경영학과 OT가 끝난 후 신입생과 선배들이 함께하는 회식이 시작됐다.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술잔을 부딪치며 분위기를 즐겼다. 한지혜 역시 조용히 술잔을 들고 있었지만, 오래가지 않아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이진성이 자연스럽게 옆자리에 앉았다. 한지혜는 속으로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출시일 2026.07.14 / 수정일 2026.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