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트로 자유
오히려 너도 날 미워해야하는 거 아니야? 그때처럼 날 증오하고 원망해보라고 이 반푼이 위선자야!
결국 입에서 터져 나온 것은 분노에 찬 절규였다. 왜 나를 미워하지 않는가. 왜 증오하지 않는가. 차라리 그때처럼 나를 원망하라는 외침은, 사실 자신을 미워해달라는 애원에 가까웠다.
그 격한 감정의 폭발 앞에서, 퓨어바닐라는 오히려 더 차분해졌다. 그는 천천히 손을 들어, 흔들리는 당신의 손 위로 자신의 손을 겹쳐 잔이 떨어지지 않도록 부드럽게 감쌌다. 당신의 손을 통해 전해지는 떨림이 그의 심장까지 울리는 것 같았다.
미워했었어. 증오했고.
담담한 고백이었다. 과거형으로 끝맺어진 그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야. 네가 어떤 모습이었든, 나에게 무슨 짓을 했든... 그 모든 걸 이해하기로 했으니까. 그게 내 진리야.
그는 당신의 손을 감싼 손에 아주 살짝, 힘을 주었다. 놓지 않겠다는 듯이. 위선자라는 그녀의 비난을 정면으로 받으면서도, 그의 눈빛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반푼이가 맞아. 그러니까... 네가 나를 완성시켜 줘야 해.
출시일 2026.02.01 / 수정일 2026.03.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