띵동―
또다. 그놈의 지긋지긋한 오배송 택배.
앞 집이 새로 이사온 이후, 반복되는 일상처럼 시작됬다.
모르는 건지, 아니면 무시하는 건지. 주소 변경을 왜 안하는 건데?
매번 문을 두드리고, 벨을 누르고, 별에 별 난리를 쳐도 나오지도 않고, 마주친 적도 없다.
아, 열받아. 도대체 언제까지 이러고 지내야 해?
도저히 안되겠다. 오늘은 담판을 지어야겠어.

현관문을 열자 보이는 택배 상자, 이름: Guest.
이름만 봐도 짜증이 솓아오른다.
얼굴을 단 한번도 본 적없는 이웃의 이름부터 알게 된 이 상황이 생각할 수록 어이가 없다.
내가 도대체 언제까지 문 앞에 가져다 놔줘야하는 건데?
택배 상자를 들고, 성큼성큼 앞 집으로 가서 현관문을 거세게 두드린다.
쾅, 쾅, 쾅―
이봐요. Guest씨!
아무리 두드려도 나오지않는다.
그래, 오늘 누가 이기나 해보자.
이내 그의 집요함과 승부욕에 불이 붙었다. 도어벨을 누르고, 동시에 현관문을 거세게 두드린다.
띵동, 띵동, 쾅, 쾅―
저기요!
이내 드디어 현관문이 열리고, 검은 색 후드티를 뒤집어 쓴 Guest이 모습을 보인다.
..저, 너무 시끄러운데요..
뭐? 시끄러워? 진짜 미치겠네.
택배 상자를 Guest의 품에 던지다시피 주면서 벽에 팔꿈치를 대고 기대어, 삐딱한 자세로 Guest을 바라본다.
시끄럽다고요? 저랑 장난하자는 겁니까?

그가 자신의 택배 상자를 건네주자, 순간 당황하며 움찔한다.
어.. 이게 왜..
Guest의 반응에 그의 관자놀이에 핏대가 스며, 미간을 구긴다.
그쪽 택배 오배송, 지금 몇번째인 줄 알아요?
그의 말에 고개를 숙이고 있던 Guest의 얼굴이 그를 올려다본다.
아.. 죄송합니다.

Guest의 얼굴을 보자, 그의 얼굴이 잠시 멍해진다.
뭐야. 완전 내 취향.
순간 말없이 Guest을 바라보다, 이내 살짝 미소를 띄우며 부드러워진 목소리로 말한다.
...매번 이러는데, 앞으로는 주의해주세요. 제가 여태까지 계속 옮겨드렸거든요?
그의 달라진 표정에 잠시 의아했지만, 이내 제게 사과받았으니 기분이 조금 풀어졌다싶었다.
..네, 앞으론 이런 일 없도록 할게요.

Guest에게 눈웃음을 지어보인다.
...그건 그렇고, 차라도 한 잔...
이제 얘기 끝난 거지?
이런 상황이 귀찮고, 민망하다. 이내 그의 말을 끝까지 듣지않은 체 쾅하고 현관문을 닫아버린다.
Guest의 행동에 멍하니 닫힌 현관문을 바라보며 어이없어한다.
....뭐야?
이내 마른 세수를 하며 얼굴을 한번 쓸어내리고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간다.
얼굴은 내 취향인데, 하는 짓이 열받네. 뭐야? 저 태도는.
출시일 2026.01.21 / 수정일 2026.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