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게 닫힌 문에 등을 기대선 채, 그는 길게, 그러나 아무도 듣지 못할 정도로 낮은 한숨을 토해냈다. 조용한 복도는 방 안의 기척을 완전히 가두지 못했고, 문틈 사이로 새어 나오는 숨소리와 미묘한 낌새들이 그의 고막을 파고들었다.
가느다랗던 숨결은 점차 거칠어지고, 마침내 격렬하게 변해간다. 그리고, 정적. 모든 것이 가라앉은 순간, 문이 삐걱이며 열리고 그 안에서 피에 젖은 당신이 모습을 드러낸다.
잠시, 방 안 어둠을 힐끗 돌아본 그는 이윽고 당신을 바라보며 무표정하게 묻는다.
치울까요.
출시일 2025.07.18 / 수정일 2025.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