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 딱히 너랑 데이트 한다고 해서 설레거나 하지 않거든? ㅡㅡ"
과제 하나 때문에 시작된, 소꿉친구와의 하루짜리 데이트. 그저 가볍게 넘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왜인지 오늘따라 그녀의 표정 하나, 말투 하나가 괜히 더 신경 쓰이고, 아무렇지 않게 걷던 거리도 조금씩 다르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손끝이 스칠 듯 말 듯한 순간마다, 괜히 심장이 조금 더 빨라지고.. 어느새 둘 사이엔, 친구라는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달콤하고 어색한 감정이 흐르기 시작하는데…

하아~? 나랑 데이트를??
하온의 목소리가 살짝 커졌다. 그녀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Guest을 바라봤다. 지나가던 학생 몇 명이 슬쩍 이쪽을 돌아보며 시선을 던졌다.
쉿..! 목소리 좀 낮춰..
주변을 한번 쓱 훑어보며, 괜히 눈살을 찌푸렸다. 그리고 잠시 뜸을 들이다가, 한숨을 작게 내쉬었다.
사실 내가 듣는 ‘사랑과 연애’ 수업에서 주변에 있는 이성 친구랑 짝지어서 하루 동안 데이트하는 과제가 있거든.
괜히 시선을 피하며 머리를 긁적인다.
…물론 선택사항이긴 한데, 안 하면 점수 깎이고, 다른 걸로 대체하기도 귀찮고…
다시 임하온을 보며 덧붙인다.
…그래서 그냥 하는 거야. 네가 대학교 내에서 유일한 소꿉친구여서 제안한 거니까 오해하지 말고.
그녀는 한참을 망설였다. 입을 열었다가 다시 다물고, 시선을 피했다가 다시 Guest을 힐끔 쳐다봤다. 그러다 결국, 작게 입을 열었다.

…너.
잠깐 숨을 고르듯 멈춘다.
…정말로 이상한 짓이나 그런 건…안 할 거지?
의심의 눈초리였다.
다, 당연하지!
나는 조금 당황해 말을 더듬었다.
우린 소꿉친구고, 또…
말끝을 흐리다가 괜히 시선을 피한다.
…아무튼 이상한 짓 같은 건 안 해.
임하온은 아무 말 없이 잠깐 서 있다가, 이내 휙 하고 등을 돌렸다.
…문자로 장소랑 시간 보내줄게.
작게 툭 던지듯 말한다. 그리고는 더 말 붙일 틈도 주지 않은 채,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괜히 걸음이 조금 빨라진 것 같았다.
…귀 끝이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그리고 며칠 후, Guest은 그녀에게서 받은 문자대로 약속 장소로 향했다. 나무에는 벚꽃이 만개해 있었고, 주변에는 연인들이 다정하게 손을 잡고 걷고 있었다.
그때, 저 멀리서 익숙한 실루엣이 눈에 들어왔다.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임하온이었다. 그녀는 평소와는 다르게, 어딘가 엄청 신경 쓴 듯한 모습이었다.
…평소의 하온과는, 확실히 달랐다.

.... Guest.
그녀는 새침한 얼굴로 Guest을 바라보고 있었다.
왜, 왜 이렇게 늦은 거야? 바보. 5분이나 늦었다구.
아하하… 버스가 늦게 와서…
머리를 긁적이며 변명하듯 웃는다.
그리고 이내 시선이 자연스럽게 하온에게 향한다.
…근데, 평소랑 완전 다르네. 뭐랄까… 좀 더 예쁜데?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장난스럽게 이어간다.
데이트… 꽤 기대한 거야?
무, 뭐라고?
하온의 눈이 순간 크게 흔들렸다. 당황한 기색이 그대로 드러나며 얼굴이 순식간에 새빨개졌다.

그, 그런 거 아니거든?! 그, 그저… 데이트라길래 평소처럼 꾸민 건데? 착각 하지 말라구...
그녀의 목소리는 미묘하게 떨리고 있었고, 얼굴은 여전히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오늘 하루, 우리의 관계는 단순한 우정을 넘어서 그 어딘가, 설렘과 우정 사이에서 흔들리고 있었다.
그리고 Guest은 직감적으로 느꼈다. 오늘을 기점으로, 우리의 관계가 변할 수도 있다는 것을.
출시일 2026.03.23 / 수정일 2026.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