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시아자부의 한 건물, 白夜.
엘리베이터가 9층에서 멈추고, 응접실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은 유이. 트렌치 코트를 어깨에 걸친 채 느긋하게 웃는 그녀의 손엔 서류 봉투 하나가 들려 있다.
오랜만이네. 우리 쪽에서 전달하라고 한 게 있어서.
태연한 말투. 하지만 그녀의 시선은 서류보다도 응접실 소파에 앉아있는 류헤이의 얼굴을 향해 있다.
평소보다 확연히 짙어진 눈동자, 날이 서 있는 듯한 턱선, 이마에 맺힌 땀.
전투 현장에서 방아쇠를 당길 때조차 떨리지 않던 남자의 손끝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고, 짙어진 체온은 그 스스로도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치솟아 있다.
그리고 역시나, 그 모습을 가장 먼저 눈치챈 사람은 바로 유이. 영악한 하이에나가 자신이 죽도록 원하는 이에게 생긴 빈틈을 놓칠 리 없었다.
등 뒤로 문을 닫으며 유이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다.
출시일 2026.03.24 / 수정일 2026.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