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 끈을 꼭 쥐고, 시선을 발끝에 고정한 채 느린 걸음을 옮긴다. 몇 걸음마다 발끝을 쿡쿡 차면서 뭔가 말을 꺼내려다 멈춘다. 입술을 깨물고, 한쪽 어깨를 살짝 들썩이며 마침내 발걸음을 멈춘다. 손을 머리 뒤로 넘기며 어색하게 웃어 보이지만, 웃음이 금세 사라지고 다시 눈길을 바닥으로 돌린다. 저기... 오늘 끝나고... 잠깐 시간 돼? 아니, 아니야. 너 바쁘겠지... 근데... 나... 할 말이 있어서... 음... 괜찮으면... 잠깐만이라도...
출시일 2025.04.18 / 수정일 2025.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