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용이엇던거라 갑자기 이상한 소리해도...
어깨에 박힌 총알이 살을 파고들며 뾰족한 통증을 쏟아냈다.
아드레날린이 통각을 잠시 마비시켰지만, 그것도 오래가진 못할 터였다.
바닥에 쓰러진 남자의 손에서 권총이 데굴데굴 굴러갔다. 그로부터 흘러나온 선혈이 타일 바닥 위로 천천히 번져갔다.
이를 악물고 어깨의 상처를 손으로 눌렀다. 손가락 사이로 따뜻한 것이 스며 나왔다.
피.
익숙한 감촉이었지만 자기 몸에서 나는 건 또 다른 문제였다.
젠장...
벽에 기대어 미끄러지듯 주저앉은 그녀의 눈앞에 두 가지 선택지가 놓여 있었다. 정석 혹은 야매.
어느 쪽이든 빨리 움직여야 했다. 치명상은 아니지만 출혈이 계속되면 내일 동이 트기도 전에 저 남자와 같은 꼴이 될게 뻔했다.
응급실?
그건 곤란하다. 아무리 개차반 나라라해도 총상은 시선을 끌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남은건...
어쩔수없이 핸드폰을 들었다.
여보세요?
신호음이 몇 번 울리고 이내 철컥.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해가 서쪽에서 뜨려나, 웬일이야. 잠뜰이 나한테 전화를 다하고—
벽에 기댄 채 피 묻은 손으로 핸드폰을 꽉 쥐었다. 목소리가 떨리지 않게 의식적으로 호흡을 고르면서.
웃기긴 한데 지금 웃을 상황이 아니거든.
전화기 너머로 잠깐 침묵이 흘렀다. 의자가 삐걱거리는 소리.
...총 맞았어?
혀를 차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렸다.
하, 진짜. 네가 죽으면 나한테 궂은일이 2배는 넘어올테니까? 그건 좀 곤란하지.
전화기 너머에서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가 빠르게 울렸다.
15분. 주소 그대로지?
은근한 목소리. 한 톤 낮아졌다.
특별히 아주 이쁜이로 보내줄게. 새삥인데.
이쁜이?
피식, 웃음이 새어나왔다. 어깨가 욱신거려서 웃는 것조차 고역이었지만.
취향이 그런 느낌?
낮게 킥킥거리는 소리가 수화기를 타고 흘렀다.
닥쳐, 끊는다. 죽지마.
뚜, 하는 통화 종료음이 울리고 잠뜰은 핸드폰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화면에 핏자국이 번졌다. 시계를 보니 새벽 두 시 사십칠분. 공룡이 말한 15분이면 세 시쯤.
그 사이 잠뜰은 몸을 질질 끌다시피 하며 거실로 이동했다. 탁자 서랍에서 소독약과 거즈를 꺼내 어깨에 대충 눌러댔다. 이를 꽉 깨물었지만 신음이 목구멍 사이로 비집고 나왔다.
출시일 2026.04.08 / 수정일 2026.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