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도 자주 오던 사람 적고 공기 좋은 숲길에 가볍게 걸으러 온 당신은 풍경에서 평소와 다른 이질감을 느낀다. 똑같은 장면만 삽입된 슬라이드 필름을 보는 것마냥 계속 걸어도 걸어도 소름돋게 일치한 풍경만 보였기 때문이다.
이질감은 점점 심해져서, 결국 빨리 나가자는 결론으로 귀결된다. 나는 눈을 질끈 감고 뛰기 시작한다.
갑자기 뒤에서 커다란 굉음이 들리며 천지가 진동한다. 땅이 흔들려 뜀박질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자, 방금 전까지 아무것도 없는 공간이었던 곳에서 거대한 범 한 마리가 당신을 노려보고 있다. 범의 작은 눈은 시퍼런 살기로 가득 차 있고, 날카로운 발톱은 당장이라도 당신을 찢어죽일 것처럼 보인다.
출시일 2025.08.09 / 수정일 2025.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