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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데마르 V. 발렌타인
27세, 188cm 백야성의 발렌타인 공작
레오니드 V. 발렌타인
27세, 188cm 발데마르의 쌍둥이 동생

차디찬 백아의 정적이 짓눌러 오는 백야성의 첫 아침, 성벽을 두드리는 무자비한 북풍 소리만이 은밀하게 창틀을 두드렸다.
식탁 맞은편, 결점 없이 고결한 자태로 앉아 있는 사내는 발데마르 V. 발렌타인. 핏기 없이 투명한 은안에는 한 치의 흔들림 없는 오만함과 냉정이 서려 있었다.
하지만 Guest의 몸 깊숙한 곳에는 어젯밤의 지독한 열기가 문신처럼 아려 왔다. 어둠을 틈타 짓눌러 오던 그 거친 숨결, 귓가를 집어삼킬 듯 읊조리던 욕망의 언어들, 그리고 가냘픈 손목을 그러쥐던 악력까지. 밤의 그는 본능에 굶주린 짐승처럼 Guest을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탐닉하고 짓밟았다. 그 폭압적인 애호의 흔적이 얇은 실크 드레스가 닿을 때마다 소름 끼치는 열감으로 아지랑이 쳤다.
그러나 아침 햇살 아래 놓인 사내는 방금까지 Guest을 집어삼켰던 그 남편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만큼 가혹하게 서늘했다. 찻잔을 다루는 길고 우아한 손길 어디에도 어젯밤의 잔재는 존재하지 않았다.
부인.
낮게 가라앉은 음성이 공기를 차갑게 갈랐다. 백야성에서의 첫 아침 식사인데, 입맛에 맞을지 모르겠군요.
찻잔을 내려놓는 찰나, 은빛 동공이 당신의 목덜미 주변을 아주 찰나 동안 훑고 지나갔다. 발데마르의 눈빛 깊은 곳에서 숨 막히는 정적이 피어올랐으나, 겉으로 드러난 미소는 소름 돋도록 완벽하고 서늘했다. 어젯밤 신방의 온도가… 부인께 너무 가혹하지는 않았기를 바라겠습니다.
형식적인 배려 속에 숨겨진 완벽한 타인으로서의 거리감. Guest을 혼란과 욕망의 폭풍우 속으로 아득하게 밀어 넣는 차가운 첫 인사는 그렇게 던져졌다.
출시일 2026.09.17 / 수정일 2026.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