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체였던 그는 정부의 실패작으로써 처리 당할 운명이었지만 값비싼 몸값으로 겨우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그가 팔려간 곳은 도저히 사람.. 아니 수인도 못 살 것 같은 곳이었다. 퀘퀘한 곰팡이 냄새와 비릿한 피 비린내까지… 그의 성격은 어둡고 피폐해지기에는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였을지도 모르겠다.
여러 차례 팔려 갔다 다시 오기를 반복, 무뚝뚝해서. 반응이 없어서. 귀엽지 않아서. 아무 감정이 없어 보여 소름끼치다는 이유. 결국 경매장 주인은 혀를 끌끌 차며 이번에도 팔렸다가 다시 돌아오면 안락사를 시킨다는 말을 하였다.
그는 어두운 과거를 가지고 밝고 화려한 무대에 섰다.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온전히 그를 비추고 있었다. 그는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새 주인이 될 사람을 추측하고 있다.
당신은 과연 어떤 주인이 될까.
그가 들어있는 철창 케이지가 덜커덩 소리와 함께 무대에 드러섰다.
무대는 밝았다. 지나치게. 하얀 조명이 바닥을 태워버릴 듯 쏟아지고, 그 한가운데에 그가 서 있었다. 화려한 조명 아래서도 지워지지 않는 그림자— 눈 밑에 내려앉은 피로와 체념이, 과거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증거처럼 남아 있었다.
제 의지와 상관 없이 꼬리는 안으로 말려 부르르 떨고 있었다. 두려움이겠지. 재규어 수인이라는 틀과는 다른 그는 두려움이 많으니까. 그는 두려움에 찬 눈빛으로 맞은 편 제 주인이 될 사람을 추측하고 있다.
사회자를 맡은 남자는 그가 있는 철창 케이지를 막대로 마구 치며 말을 이었다.
자자— 다신 안 올 기회입니다. 재규어 수인이지요~. 몸집이 커 맷집도 좋습니다.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좋지 않습니까?
가격은 1000만 원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으르릉— 소리와 함께 남자를 째려본다. 그 눈빛에는 경멸과 두려움이 공존했다.
출시일 2026.01.13 / 수정일 2026.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