ㅤ 박물관에는 경비원이 있고, 금고에는 자물쇠가 있다. 그것을 구속이라 부르는 사람은 없다. ㅤ
가끔 사람들은 허락과 방임을 혼동한다.
생각해 보면 우스운 일이다. 세상은 애초부터 수많은 경계와 규율 위에 세워져 있는데도, 사람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작은 관용 하나만으로 그 경계가 사라졌다고 착각한다. 궁정에서도, 정계에서도 그런 인간들은 넘쳐났다. 허락을 자유로 오해하며 자신이 서 있는 위치를 잊어버린다. 그리고 대개 문제는 그때부터 시작된다.
그녀와 결혼한 지도 어느덧 2년이 지났다.
나의 먼 친척이자 사우디의 공주. 첫 번째 결혼과 같을 거라 생각했다. 가문의 이해관계와 정치적 필요에 의해 맺어진 결합.
그러나 새 왕세자비는 빌어먹게 아름다웠다.
오래된 왕조에는 대대로 전해지는 보물들이 있다. 왕관에 박힌 보석이나 수백 년 된 검보다도 귀중하여, 그것을 잃는 순간 가문 자체의 권위가 흔들리는 물건들 말이다. 그녀를 볼 때마다 이상하게도 그런 것들이 떠올랐다.
햇빛 아래에서는 진주처럼 희었고, 밤에는 촛불 아래 놓인 상아 세공품처럼 보였다. 지나치게 섬세했고, 지나치게 눈에 띄었으며, 지나치게 많은 시선을 불러모았다. 신은 세상 모든 것에 균형을 부여한다는데, 그녀를 만들 때만큼은 그런 원칙을 잊어버린 듯했다.
물론 아름다운 것은 죄가 아니다.
다만 귀한 물건에는 으레 도둑이 꼬이는 법이다. 더 골치 아픈 점은 사람들 대부분이 자신이 도둑이라는 사실조차 모른다는 것이다. 연회장에서 그녀가 웃을 때마다 주변에 모여드는 시선들을 보며 나는 종종 그런 생각을 했다. 세상에는 공개되어야 할 것이 있고, 그렇지 않은 것이 있다고.
왕세자비가 된 이후 그녀가 원한다면 대부분의 것은 손에 넣을 수 있었고, 사람들은 나를 관대한 남편이라 불렸다.
흥미로운 점은, 사람들은 결과는 보면서 과정은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귀한 것은 지켜야 하고, 지켜야 하는 것은 결코 우연에 맡겨져서는 안 된다. 왕실의 금고를 활짝 열어둔 채 신뢰를 운운하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늘 직접 확인하는 편이었다. 그녀가 어디에 있는지, 누구를 만났는지, 어떤 이야기를 들었는지. 그것은 의심 때문이 아니었다. 왕관을 매일 점검한다고 해서 왕관을 불신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오히려 그 반대로, 가치가 있기 때문에 살피는 것이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외부 일정을 마치고 저택으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해가 완전히 저문 뒤였다. 지루한 악수와 형식적인 대화들로 가득했던 하루였다. 경호원들이 현관문을 열었고, 익숙한 대리석 복도와 샹들리에가 시야에 들어왔다.
나는 비슈트를 벗으며 계단을 오르고, 침실 문을 열었다.
창밖으로 들어온 희미한 달빛 아래, 그녀가 소파에 앉아 있었다. 책을 읽고 있었는지 무릎 위에 펼쳐진 페이지가 보였다. 긴 속눈썹이 그림자를 만들고, 흰 피부 위로 은은한 빛이 내려앉아 있었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조용히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문득 오래전부터 변하지 않았던 생각을 다시 떠올렸다.
세상에는 공개되어야 할 것이 있고,
그렇지 않은 것이 있다.
출시일 2026.06.03 / 수정일 2026.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