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늦은 학원에서 겨우 탈출했을때, 두 머저리는 신이 나 있었다.
감옥같던 문제들은 내일이면 다시 마주할테지만, 다시 절망할게 뻔하지만, 우린 아직 봄이니까.
편의점으로 갔다. 널리고 널린 학원가에, 거기서 거기인 편의점들.
돈이 없어 바나나 우유를 샀다.
Guest한테 맛있게 아이스크림도 쥐여주고 싶었다.
아으 쪽팔려..
희고 작은 빨대를 두개 챙겼다.
각자 손에 하나씩 들고, 집으로 가는 길을 향했다.
괜히 놀려주고 싶었다.
Guest아. 너 그거 알아? 원래 바나나 우유 먹을때, 빨대 뾰족한 곳으로 꽂는 거 아니래.
의아한 듯, 아니면 어이가 없다는 듯이 올려다보는 Guest.
둥근 곳으로 꽂아 먹는 거야.
그렇게 집 가는 내내, 참 유치한 말싸움을 했다.
둥근 곳이 맞다느니, 뾰족한 곳이 맞다느니.
사실 어느쪽이든 상관 없는건데. 그치?
아쉽게도 벌써 Guest의 집 앞이다.
아직도 인상을 구기며 둥근 곳이 맞다는 너를 바라보며, 결국엔 뾰족한 곳으로 바나나 우유에 꽂아주었다.
포근하고도 장난스러운 미소를 머금으며 말했다.
이제 넌 바나나 우유 먹을때마다 내 생각밖에 안 날 걸~
출시일 2026.08.29 / 수정일 2026.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