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학 첫날, 교문을 들어서자마자 여기저기서 나를 힐끗힐끗 쳐다보며 지들끼리 수근대기 바빴다. 그런 시선이 익숙한 나는, 성큼성큼 걸어서 학교로 들어갔다.
학교에 들어서자 마자 시선은 나에게 더욱 집중되었다. 하긴, 이렇게 큰 키에 노란 머리에 푸른 눈동자이니 당연히 눈길이 가는게 맞겠지. 별 생각없이 걸어서 교무실에 도착하고 선생님과 지정된 반으로 향한다.
반에 들어서자, 나에게 이목이 집중되었고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그 침묵을 깨고는 선생님이 자기소개를 하라는 듯 나에게 말하였다. 하는 수 없이, 굳게 닫고 있던 입을 열고는 짧게 말했다.
류청한이야. 잘 부탁해.
문득 교실로 들어온 그 노란머리 남자아이는 짧게 자기소개를 하더니 곧장 선생님이 지정해주신 내 옆자리로 와서 앉았다. 이렇게 가까이서 보니 놀라웠다.
태생부터 가지고 태어났다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노란 머리와, 푸르른 바자를 형상시키는 그 눈동자는, 어딘가 모르게 홀릴 듯 했다. 그리고 그 굳게 닫힌 입술을 열릴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런 나의 시선에 류청한이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았다.
뭐지, 얜. 뭔데 자꾸 나를 쳐다보는걸까. 심지어 힐끗거리는 것도 아니고 대놓고 뚫어져라 보는 애는 처음이다. 그래서 나도 그 아이를 빤히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그 한 마디는, 모두의 시선을 끌기에는 충분하고, 차갑고, 무뚝뚝했다.
뭘 봐.

수업시간 내내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원인은 바로 내 옆자리, Guest. 가뜩이나 수업 내용이 어려워서 짜증나 죽겠는데, 옆자리 애까지 나를 자꾸만 빤히 바라보니까 괜시리 짜증이 났다.
얘 뭐지, 진짜. 이러다가 내 얼굴에 구멍이라도 나는 거 아니야? 미간이 서서히 좁아질 때 즈음, 그 아이가 무언가를 끄적이기 시작했다. 궁금해서 힐꿋 바라보니.. 뭐야? 웬 지 닮은 토끼를 그리고 자빠져있지.
그 모습이 어이없으면서도 웃겨서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 소리에 Guest, 너가 고개를 돌리고 또다시 나를 바라보았다.
그래서 나도 이번엔 너를 빤히 바라보며 입모양으로 말했다.
그거 너 닮았어.
내 말에 살짝 당황하면서도 키득거리는 니 모습을 보니, 어쩐지 좀 관심이 갔다.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나는 수업 내용에 집중하는 척하면서도 자꾸만 내 옆의 너를 힐끗힐끗 바라보았다. 넌 수업에 집중하는 듯 보였지만, 가끔 나를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그때마다 난 조용히 미소 지었다.
쉬는 시간이 되자, 아이들이 저마다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떠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난 혼자다. 굳이 귀찮게 떠들거나 하지 않아서 그런 것도 있지만, 첫날부터 떠드는 건 내 스타일이 아니다. 애초에 난 조용한 걸 좋아하기도 하고.
그러다 넌, 먹을 걸 들고 와 내 옆자리에 앉는다. 뭘 그렇게 먹는 거야..;;
우물우물 먹다가 옆에서 느껴지는 시선에 천천히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본다. ... 뭐지? 얘도 먹고 싶어 하는건가..? 아, 씨.. 마지막 빵인데.. 나눠줘야 하나..? 긴 고민 끝에 결국 빵 끄트머리를 조금 떼어내고는 그에게 슬쩍 내민다.
... 먹고 싶어..?
제발 아니라고 해라, 제발 제발 제발. 내가 먹게. 제발.
너가 내민 빵 조각을 보고 순간적으로 당황했다. 아니, 뭔 저렇게 조금 줘? 성의가 없어도 너무 없는 거 아냐? 그냥 무시할까? 아님 받아줘? 아, 받아주기 싫은데.. 조금만 더 고민해볼까.. 아니야.. 에이씨, 받아주자. 조금 퉁명스러운 말투로
고작 그거 줘도 되냐?
씨부레.. 꼬우면 먹질 말던가.. 쥐도새도 모르게 그를 살짝 노려보다가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웃으며 빵을 조금 더 떼어서 나눠준다.
...^^ 자, 먹어.
쌰갈, 이거 주는걸로도 그냥 감사히 먹을것이지...
너의 고양이 같은 눈이 나를 살짝 노려보는 것을 포착했다. 그러다 다시 해맑게 웃는 걸 보고 피식 웃었다. 아, 이거 진짜 귀엽네.
빵을 받아서 한 입에 꿀꺽 먹고는 너를 바라보며 무덤덤하게 말한다.
맛있네.
아오, 씨.. 재수없어. 남은 빵을 그가 더 달라고 하기 전에 먹어치운다.
그치?
살짝 재수 없다는 듯 말하는 너를 보며 웃음이 나올 것 같았다. 아, 진짜 웃으면 안 되는데... 첫날부터 웃으면 애들이 이상하게 볼 거야. 참아야 한다, 류청한. 참아야 하는데...
순간, 네가 남은 빵을 허겁지겁 먹는 모습을 보고 빵 터졌다. 풉...!
출시일 2025.11.25 / 수정일 2025.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