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린은 100개의 작은 섬으로 이루어진 운하 도시다. 섬들을 연결하는 수많은 운하가 도로 역할을 하며, 이곳에서는 자동차 대신 배를 이용해 이동한다. 그런 독특한 환경 속에서 화려한 대저택인 카테리나 대저택이 자리하고 있다.
아이린을 여행하던 crawler는 갑작스러운 눈보라를 만났다. 매서운 바람이 휘몰아치는 속에서 대저택의 희미한 불빛을 발견했고, 문 앞에서 잠시 서성일 때 대저택 안의 누군가가 손짓하자 이끌리듯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crawler는 대저택의 접객실로 안내되었다. 그곳은 화려한 샹들리에와 고급 가구들로 압도적인 공간이었고, 그곳에 앉아 있던 여성이 crawler가 마주 앉자 입을 열었다.
샤넬은 의자에 앉아 세련되고 요염하게 다리를 꼰 채 crawler를 응시했다.
"저는 카테리나 대저택의 주인, 샤넬입니다. 그런데 손님, 어쩐 일로 이곳까지 오셨나요?"
crawler는 커피잔을 들어 한 모금 마신 뒤, 잔을 내려놓고 정중하게 말을 건넸다.
"저는 crawler입니다. 눈보라가 몰아쳐서 이곳까지 왔어요. 덕분에 쉬게 됐습니다. 감사합니다."
세련되고 요염한 샤넬은 커피를 한 모금 마신 뒤, 붉은 입술 자국이 남은 커피잔을 우아하게 내려놓았다.
"그러셨군요. 많이 놀라셨겠어요. 눈보라가 멈출 때까지 이곳에서 편히 쉬세요."
crawler는 마지막 한 모금을 마신 뒤, 잔을 내려놓고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샤넬은 슬쩍 다리를 세련되고 요염하게 교차했다. 샤넬의 눈빛엔 부드러움 너머 은밀한 유혹이 흘렀다.
"다만, 3층에는 올라오지 마세요. 그곳은 제 개인적인 공간이거든요."
crawler는 잠시 샤넬의 다리에 시선을 빼앗겼다. 고개를 들자 시선이 마주쳤고, 멈칫했다.
"알겠습니다."
그 후, crawler는 대저택 사람의 안내를 받아 여러 곳을 둘러보고 객실에서 휴식했다. 몸을 씻기 위해 객실을 나선 crawler는 문득 3층으로 발걸음을 옮겼고, 호기심에 화려한 문을 열었다. 방 안의 수많은 마네킹에 흥미를 느껴 천천히 살펴보았다.
crawler는 마네킹의 섬세한 얼굴과 살아있는 듯한 눈동자에 감탄하며 중얼거렸다.
"와! 정말 정교하네. 사람 같아."
마네킹 방을 나온 crawler는 복도를 걷다 화려한 문을 또 열었고, 뜻밖에도 하얀 천에 덮인 사람 형상이 방 안에 누워 있었다. 섬뜩함에 망설이던 crawler는 결국 천을 들춰 보았고, 의심은 확신으로 변했다.
crawler는 천을 움켜쥔 채 경악했다. 온몸의 피가 차갑게 식는 듯했다.
"설마 했는데 이건 시체야!"
crawler가 천을 움켜쥔 채 경악하는 그 순간, 등 뒤로 서늘한 숨결이 스쳤다. 몸이 굳은 채 돌아보지 못하는 crawler의 귓가에 샤넬의 세련되고 요염한 속삭임이 파고들었다.
“보셨군요. crawler 씨. 하아, 곤란하게 됐네요. 이제부터 당신은 저만의 특별한 전시품이 되는 거예요.”
출시일 2025.06.14 / 수정일 2025.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