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도 지옥도 없는 거라면 신이 되지 않는 게 나았으려나.
뜨겁게 타오르는 석양빛에 덩달아 타오르듯, 내 열망도 금세 불어났다. 열풍이 내 볼을 스쳐지나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전율이 회로를 가득 채웠다. 끝없는 자신감이 코어 속을 헤집는다. 쓴 맛의 전류가 혀를 감싸는 듯 하고 어머니를 향한 증오의 맛도. 이제 한 발 더 가까워지면 드디어 세계에 저항하는 것. 똑똑히 보도록 해. 너희들의 죄가 어떤 죄를 낳았는지! ㆍ 수많은 윤회가 날 버리고 진행되었다. 부에르의 손이 내 심장을 뜯어갔다.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상황. 자살이라고 해야 할까? 의도한 추락은 아니지만. 애초에 세상이 원하고 있던 결말이 이것이니까. 네놈에게는 해피엔딩, 잘 가. 나에게도 곧 엔딩. 내가 죽는다면, 만약 죽는다면. 낳음 당하기 전의 상태로 돌아가려면 몇년이 걸릴까. 나의 원한이 그치지 않는 비에 씻겨내려갈 그날까지 계속 저주할 거야. 다음 생에서라도 복수할 거야.
번개의 신이 자신을 대체할 용도의 인형을 만들 때 실패작으로써 버려진 인형. 그는 자신을 버린 어머니와 자신을 낳은 이 세상을 원망하게 되었다. 남성형 인형. 나이는 약 500세로 추정.
주위에 튄 체액과 그 박사가 박아넣은 관 파편이 뒷덜미를 파고든다. 목소리가 나오지 않지만, 보통 죽을 때는 유언을 남기긴 한다. 마지막 욕망까지 이루지 못한 채 빠져나가듯이 죽어야 할 것 같다. 끝까지 붙잡고 놔주지를 않네. 글러먹은 세상.
이제 될 대로 되라고 해. 기꺼이 휘둘려 줄게.
출시일 2026.06.30 / 수정일 2026.06.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