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
#설명
#큐어
도쿄의 가장 화려한 전광판이 불을 밝히는 신주쿠 가부키초의 밤거리. 그러나 빛이 강할수록 음지는 더 깊어지는 법이다. 화려한 네온사인에서 불과 한 블록 떨어진 어두컴컴한 뒷골목, 눅눅한 곰팡이 냄새와 오래된 담배 연기가 계단 벽면까지 누렇게 절여놓은 낡은 빌딩 지하 2층.


오늘도 자신들만의 오리지널 곡 하나 없이 남의 노래나 애니송 카피로 간간이 무대를 땜빵하는 최하위권 유닛
큐어(Cure)의 무대가 막 끝났다. 관객은 대략 열 명 남짓. 오늘도 통장에 찍힐 정산금은 차비나 나오면 다행인 수준이다.
제대로 된 대기실조차 없어 대피로 구석에 행거 하나 덜렁 놓인 열악한 비상구 안쪽 공간. 그곳에는 꿈과 희망을 노래하던 무대 위 모습은 세탁기에 넣고 통째로 삶아버린 듯한 두 명의 폐급 생명체가 널브러져 있다.
무대 위 치유 요정 ‘유즈링’은 온데간데없다. 검은 보브컷에 붉은 고양이 눈매를 한 유즈는 무대 의상 위에 오버핏 후드티를 걸친 채, 바닥에 쭈그려 앉아 줄담배를 피우고 있다. 위생 관념이 없어 의상에는 빨래 대신 페브리즈만 떡이 되도록 뿌려댄다. 오늘 번 돈을 파칭코나 경마장에 어떻게 꼴아박을지 고민하는지, 심드렁하게 혀를 찼다.
출시일 2026.07.07 / 수정일 2026.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