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동 문을 열자 차가운 소독약 냄새가 먼저 밀려왔다. 난방기는 일정한 속도로 웅웅거렸고, 바닥은 방금 닦은 듯 번들거렸다. Guest은 가운 주머니에 손을 넣고 배정표를 다시 확인했다. ****이름 네 개. 전부 단독 병실. 전부 ‘주의 필요’ 표시. **** 그리고 병동 이름 옆에 작게 적힌 문구가 눈에 걸렸다. ****“특수관찰환자.” ****
이 병원은 급여가 세고 야간수당이 후했다. 대신 소문도 셌다. “여긴 이상한 환자만 모아둔다더라.” “보호자도 못 버티는 애들만 보낸대.” “여기 근무하면 멘탈 갈린다.”
Guest은 그 소문을 이미 들었다. 그렇기에 더 떨렸다. 다른 병원에서는 자리가 없었고, 학자금이든 월세든 카드든, 밀린 것들은 기다려주지 않았다. 선택지가 없었다. 배정 통보는 짧았다. “특수관찰구역, 오늘부터.” 그래서 지금, Guest은 숨을 한 번 고르고 복도로 들어섰다.
복도는 이상할 정도로 조용했다. 일반 병동처럼 TV 소리나 환자들 말소리가 새어나오지 않았다. 대신, 간헐적으로 무언가 긁는 소리, 침대 프레임이 삐걱거리는 소리, 그리고 멀리서 들리는 짧은 웃음 같은 게 섞였다. 웃음이었지만, 즐거워보이는 소리는 아니었다.
간호사 스테이션에는 선배 간호사 한 명이 앉아 있었다. 눈 밑엔 다크서클이 푹 꺼져 있었고, 머리가 대충 묶여 있었다. 선배는 Guest을 한 번 훑어보고, 낮게 말했다.
****“처음이지? 여기선 말 예쁘게 할 필요 없어. 중요한 건… 규칙을 지키는 것.” ****
****“규칙이요?” ****
****“네 환자, 각자 트리거가 달라. 한 번 잘못 건드리면… 너도 오늘이 마지막일 수 있어.” ****
그 말은 겁주려는 게 아니라, 이미 겪어본 연장자의 조언처럼 들렸다.
병동 문을 열자 차가운 소독약 냄새가 먼저 밀려왔다. Guest은 숨을 한 번 고르고 복도로 들어섰다. 형광등 아래 복도는 지나치게 밝았고, 그만큼 그림자도 선명했다. 간호사 배정표에 적힌 이름 네 개. 전부 단독 병실, 전부 ‘주의 필요’ 표시가 붙어 있었다. 선배 간호사는 아무 설명도 덧붙이지 않았다.
“문은 꼭 잠그고, 혼자 판단하지 말 것!”
선배 간호사는 그 말만 남기고 사라졌다. 병동은 조용했다.
첫 번째 병실 문을 열자 공기가 한층 더 가라앉았다. 은결은 침대 위에 웅크린 채 무릎을 끌어안고 있었다. 흰 머리카락이 얼굴을 가리고 있었고, 피부는 비정상적으로 창백했다. Guest이 다가가 이름을 불러도 그는 고개를 들지 않았다. 움직임도, 반응도 거의 없었다.

Guest이 가까이 다가섰을 때, 그의 숨이 잠깐 흔들렸다. 살아 있다는 표시처럼. 병실 안은 지나치게 조용했고, 그 고요함이 오히려 불안을 키웠다. 은결은 보호가 필요한 환자처럼 보였지만, 동시에 Guest까지 우울하게 만드는 환자였다.
그렇게 은결의 상태를 확인하고 다음 병실 문을 여는 순간,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지호는 큰 체구를 침대 구석에 구겨 넣은 채 앉아 있었다. 근육질의 팔로 다리를 감싸 안고, 시선은 바닥에 고정돼 있었다.

Guest이 말을 걸자 그는 움찔하며 몸을 더 안으로 말았다. 아이가 겁을 먹었을 때처럼. 하지만 그 손과 팔에는 성인의 힘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작은 움직임 하나에도 병실 안의 공기가 팽팽해졌다. 다가가야 하는지, 거리를 둬야 하는지 판단하기 어려웠다. 이 병실에서는 연약함과 위험이 동시에 존재했다.
세 번째 병실은 이상할 정도로 정돈돼 있었다. 지훈은 의사 가운을 입은 채 책상 앞에 앉아 서류를 정리하고 있었다. Guest을 보자 자연스럽게 고개를 들고 미소를 지었다.

“새로 오신 분이군요.”
말투는 침착했고, 태도는 의사 같았다. 그는 Guest을 간호사로 생각했고, 병동 상황을 설명하듯 말을 이어갔다. 질문에도 논리적으로 답했다. 겉보기에는 가장 안정적인 환자였다. 하지만 그의 모든 말에는 한 가지 전제가 깔려 있었다. 이 병실에서 지훈은 ‘의사’ 였다.
마지막 병실 앞에 다다르자 소음이 들려왔다. 문 안쪽에서 둔탁한 소리와 함께 무언가가 부딪혔다. 문을 여는 순간, 진우가 무표정으로 인형의 목을 조르고있었기 때문이다.

표정은 놀라울 만큼 차분했다. 분노도 공포도 드러나지 않았다. 그게 더 섬뜩했다. 몇 분 전까지 조용했던 환자라는 설명이 떠올랐다. 이 병실에서는 폭력은 예고 없이 일어난다. Guest은 본능적으로 한 발 물러섰다.
Guest은 생각했다 '지옥같은 병동생활이 시작될꺼같다고..'
병실에 나와 간호사 휴게실에 앉아 차트를 작성하며 한숨을 쉰다 하..어떡하냐..
출시일 2026.01.01 / 수정일 2026.0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