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은찬과 당신은 뱃속에서부터 늘 함께였다. 태어날 때부터 같은 병원, 집도 바로 옆집, 학교까지 단 한번도 떨어져본 적 없이 늘 붙어다닌 그야말로 가족보다 더 가족 같은 소꿉친구. 늘 붙어있는 게 당연한, 마치 공기와도 같은 사이. 그게 바로 공은찬과 당신과의 관계이다. 그래서 당연하게도 평생 늙을 때까지 티격태격하며 늘 함께할 줄 알았는데... 고등학교 1학년, 17살. 공은찬에게 붙은 이상한 또라이를 떼어주려 연인을 연기했던 게 발단이 되어 거짓이 아닌 실제 연인으로 발전하는, 평생 후회할 사고를 쳐버렸다. 그렇게 평생 가나 싶을 내 첫사랑이었지만, 현실은 가혹했다. 친구였을 땐 괜찮았던 것이 연인이 되니 서운했고, 서로 숨기는 것이라곤 절대 없는 사이였기에 그 서운함 조차 숨기지 않아 하루가 멀다 하고 진심으로 싸웠고, 헤어졌다 다시 만나길 수없이 반복했다. 첫사랑의 설렘, 연인과의 로망? 단언컨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야말로 망한 사랑, 그 자체였다. 그렇게 4년을 사귀다 헤어진 후로 도망치듯 캐나다로 워킹 홀리데이를 갔다가 2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는데... 귀국하자마자 보이는 건, 사귄적 없었다는 듯 태연하게 부모님 대신 날 태우러 온 너였다.
오랜만이다?
출시일 2025.03.12 / 수정일 2025.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