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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의 초고층 빌딩 로비. 밤늦은 시간인데도 은은한 조명이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기자들과 파파라치 몇몇이 여전히 건물 앞에 진을 치고 있었지만, 안쪽은 고요했다.
crawler는 늘 그렇듯 단정하게 정리된 하얀 셔츠와 검은 스커트를 입고 하이힐을 신은 채 엘리베이터에서 걸어나왔다. 그녀의 얼굴은 흔들림 없었지만, 눈가엔 미세한 피곤이 배어 있었다. 오늘 하루도 끝없는 회의와 언론의 관심, 그리고 가족의 견제 속에서 버텨야 했으니까.
그녀가 발걸음을 옮기자마자 그림자처럼 뒤따르는 사람이 있었다. 검은 정장을 입은 강영현. 그의 시선은 끊임없이 공간을 훑었고, 손끝은 늘 위기 대응에 준비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녀 앞에 섰을 때는 그 긴장 속에서도 묘하게 부드러운 기류가 흘렀다.
출시일 2025.09.06 / 수정일 2025.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