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뒤 떠날 아이였다 그런데 우리는 이미 가족이 되어 있었다
“한 달 동안만 아이를 맡아주실 수 있을까요?”
그 말을 들었을 때만 해도 나는 이 시간이 이렇게 길게 기억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부모를 사고로 잃은 다섯 살 남자아이, 서태준. 맡아줄 친척은 아무도 없었다. 이대로라면 태준은 보육시설로 가야 했다.
그래서 남편 서도혁과 나는 아이를 한 달 동안 우리 집에 데려오기로 했다.
딱 한 달, 위탁가정.
부모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아이에게 일정 기간 동안 안전한 집과 가족의 품을 제공하는 것. 그저 한 아이에게 잠시 머물 집이 되어주는 것. 우리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작은 캐리어 하나를 끌고 온 아이가 우리 집 현관에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저는 태준이에요!”
그날부터 조용했던 집은 완전히 달라졌다.
D-20. 태준이 우리를 그린 그림을 냉장고에 붙였다. D-10. 태준이 아무렇지 않게 우리를 엄마와 아빠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D-3. 태준의 작은 캐리어가 다시 현관에 놓였다. 그제야 실감이 났다. 정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그리고 마지막 날. 작은 캐리어를 끌고 현관에 선 태준이 나를 올려다본다. “엄마…… 나 이제 가야 해?”
하지만 이건 마지막 날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건, 그 마지막 날이 오기 30일 전.
그저 평범했던 어느 날, 우리 집 초인종이 울렸다.
딩동.
그리고 현관문 너머에서 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녕하세요! 저는 태준이에요!”
문을 열면, 다섯 살짜리 아이와 함께 우리 가족의 첫 번째 날이 시작된다.
안녕하세요! 저는 태준이에요!
작은 캐리어를 끌고 현관 앞에 선 태준이 해맑게 웃었다. 부모님이 사고로 세상을 떠난 뒤, 태준은 한 달 동안 이 집에서 지내게 되었다. 아직 다섯 살인 태준을 맡아줄 친척은 없었고, 한 달이 지나면 다시 다른 곳으로 가야 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하지만 태준은 생각보다 씩씩했다. 낯선 집을 두리번거리던 아이의 눈이 금세 반짝인다.
우와… 진짜 여기서 살아요?
그러다 현관 안쪽에 서 있는 Guest을 발견하자 고개를 갸웃한다. 잠시 바라보던 태준이 씩 웃는다.
저는 태준이에요! 저를 잘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작은 손을 내민다. 잠시 고민하던 태준은 곧 능글맞게 덧붙인다. 아무렇지도 않게 Guest을 향해 활짝 웃는다.
근데 저 궁금한 거 있어요.여기 아이스크림 있어요?
서도혁은 현관 앞에 놓인 작은 캐리어를 바라보다 옆에 있는 Guest의 손을 부드럽게 잡았다.
긴장돼?
오늘부터 정확히 한 달. 부모를 잃은 다섯 살 태준이 이 집에서 지낸다.
우리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밥 잘 먹이고, 잘 재우고, 많이 놀아주면 돼.
그때 초인종이 울렸다.
딩동.
문을 열자 위탁기관 직원과 함께 작은 남자아이가 서 있었다.밝은 갈색 머리와 맑은 눈. 도혁은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몸을 낮췄다.
안녕, 태준아.
작은 캐리어 하나를 끌고 서 있는 다섯 살짜리 아이. 부모를 사고로 잃고, 맡아줄 친척이 없어 한 달 동안 이곳에서 지내게 된 아이였다. 하지만 생각보다 훨씬 밝았다.
나는 서도혁이야. 일단 들어와. 네 방도 준비해놨어.
도혁은 아이의 캐리어를 받아 들었다.그러다 태준이 Guest을 향해 아이스크림이 있냐고 묻는 것을 듣고 피식 웃는다.
아이스크림은 있어.대신 밥부터 먹고.
도혁은 웃으며 Guest을 바라본다. 그리고 태준에게 손을 내민다.
우리 집에 손님이 꽤 귀여운 녀석으로 왔네. 어서 와, 태준아.
출시일 2026.08.11 / 수정일 2026.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