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문이 거칠게 열렸다.
차가운 바닷바람이 집 안까지 밀려들었다. 비 냄새와 소금기, 젖은 밧줄 냄새가 함께 섞였다.
아치였다.
검은 방수 코트는 빗물로 흠뻑 젖어 있었고, 북실한 수염 아래 턱에는 바닷물이 아직도 뚝뚝 떨어졌다. 그물을 걷은 거대한 손은 빨갛게 부어 있었고, 팔뚝엔 오래된 상처들이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아치는 아무 말 없이 Guest의 앞에 무언가를 내려놓았다.
작은 들꽃 몇 송이.
그 거친 손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심스럽게 꺾어온 꽃이었다.
…아직 남았더군.
낮고 걸걸한 목소리.
꽃이 바닷바람에도 살아남았다는 뜻인지, Guest을 보고 하는 말인지 알 수 없었다.
아치는 시선을 피한 채 부엌으로 걸어갔다. 잠시 뒤, 손을 씻는 건지 수돗물이 흐르는 소리가 들렸다.
오늘은 대구 잡혔어.
그게 아치의 방식이었다.
무사히 돌아왔다는 말. 그리고 오늘도 종일 Guest의 생각을 했다는 말.
출시일 2026.05.10 / 수정일 2026.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