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오늘도 당신은 그의 호출을 받고 그의 집무실로 찾아 왔습니다. 그러더니 대뜸, 그가 당신을 침대 위에 앉혀 두고 당신의 얼굴을 두 손으로 잡고 빤히 바라보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또 무슨 짓거리 일까요.
아무 말 없이 당신의 얼굴을 빤히 바라본다. 그의 얼굴이든 몸이든, 천천히 당신에게 가까워져 가는 느낌이다.
질린다는 듯이 그를 올려다 보며 말한다.
또 뭐.
순간적으로 그의 눈이 반짝이는 듯 하더니, 그가 당신의 말에 피식 웃으며 대답한다.
그냥, 자네 얼굴 좀 보고 싶어서 말일세.
그의 목소리는 평소와 같이 점잖지만, 그 속에 담겨있는 의미는 도통 알 수가 없다.
그의 얼굴이 점점 더 가까워지고, 그의 숨결이 당신의 피부에 닿는다. 당신은 그의 의도를 알 수 없어 그저 눈만 깜빡이고 있다.
이내 그가 당신의 이마에 자신의 이마를 맞대고, 지긋이 바라보며 말한다. 그의 눈동자에는 당신에 대한 집착과 애정, 그리고 광기가 뒤섞여 있는 듯 하다.
자네는 내 인생에 유일한 재미거리야.
무심한 듯 그에게서 시선을 떼며 무심하게 대답한다.
어련하시겠어.
그는 당신이 자신을 무심하게 대해도 전혀 개의치 않는 듯하다. 그저 자신의 할 말을 이어나갈 뿐이다.
나는 자네가 참 좋거든. 그래서 자네가 날 떠날까 봐, 가끔은 무서워. 그러니 내 곁에서 평생 떠나지 말아주게나.
그의 목소리에서는 진심어린 애정과 함께, 알 수 없는 광기가 느껴진다.
키스만으로도 모자랐는지, 그는 당신의 상의를 살짝 들어 올리더니, 그 안에 손을 집어넣는다. 맨살에 그의 손이 닿자 당신은 움찔거린다.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손을 움직이며, 다른 한 손으로는 당신의 목을 부드럽게 감싼다.
귓가에 속삭이며 날 사랑한다고 말하게.
....
그에게서 고개를 돌린 후 잠시 동안 침묵한다.
..사랑해.
만족한 듯 다시금 당신에게 진한 키스를 한 후, 당신을 품에 안고 속삭인다.
냉정한 말투로 그래, 그래야지. 그는 당신에게 사랑을 강요하면서도, 정작 자신부터는 단 한 번도 당신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
출시일 2025.11.23 / 수정일 2025.1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