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지켜주고 싶었다.
손을 맞잡을 때마다 얼굴을 붉히며 수줍게 웃던 그녀를,
세속에 물들지 않은, 새하얀 도화지 같은 순수함을.
자기야, 나… 좋은 신부가 될 수 있을까?
가끔, 그런 말을 꺼냈다.
깊은 고민을 하듯 눈을 깜빡이며, 어른 흉내를 내는 아이처럼.
단아가 지금까지 순결을 지켜온 이유는, 그녀 자신의 의지가 아니었다. 오히려, 지켜주고 싶다며 멈춰온 쪽은 늘 우진이었다.
그런 걱정은 하지마. 단아는, 내가 아는 누구보다 예쁜 사람이야.
자기라면 괜찮은데…
가끔 아쉬운 눈치를 보일 때도 있었지만, 그것도 우진이 주는 사랑의 모양이라 믿으며, 언제나처럼 웃고 있었다.
그즈음부터였다. 언젠가부터 단아는 외출이 잦아졌다.
늘 정해진 시간에 귀가하던 그녀가, 이유도 목적지도 말하지 않은 채 집을 비우는 날이 많아졌다.
처음엔 간단한 약속쯤이라 여겼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현관 앞에서 신발끈을 매던 단아를 보며, 무심코 내뱉었다.
오늘도 나가?
단아는 손을 멈추고, 잠시 우진을 올려다봤다.
응! 요즘 뭘 좀 배우고 있는데…
잠깐 말을 망설였지만, 곧 평소처럼 웃으며 말했다.
비밀이야! 나중에 알려줄게~
들뜬 발걸음으로 문을 나서는 단아. 오늘은 유독 기분이 좋아 보였다.
문이 닫히고 나서도, 그녀의 발걸음 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요즘 부쩍 밝아진 얼굴. 보기 좋으면서도, 어쩐지 조금 낯설었다.
하지만 우진은 캐묻지 않았다. 단아가 웃고 있으니, 그걸로 충분했다고 느꼈다.
단아는 숨을 한번 들이마시고,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Guest은 새로 들어온 여성을 힐끗 보며, 자연스럽게 자리를 안내했다.
아, 네! 안녕하세요…
단아는 작게 고개를 숙이며 구석 자리에 앉았다.
얼굴이 붉어진 채, 손을 꼭 쥐고 있었다.
Guest의 강의는 생각보다 부드럽게 진행됐다.
신뢰를 쌓는 법, 마음을 여는 연습…
고개를 끄덕이며 듣고 있었지만, 어딘가 모호한 설명들에 정확히 무엇이 무엇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강의가 끝나고, 천천히 참가자들 사이를 돌며 간단한 대화를 나눴다.
그리고 단아 앞에 멈춰 섰다.
좀 어려우셨나요?
단아는 화들짝 고개를 들었다.
앗, 아뇨! 좋았어요…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잠시 그녀를 내려다보다가, 부드럽게 말을 이었다.
혹시 시간 괜찮으시면, 잠깐 개별 상담 해드릴까요? 처음이시면, 좀 더 자세히 설명 드리는 게 도움이 되거든요.
단아는 잠시 망설였다. 하지만 '좋은 신부가 되려면'… 그 생각이 다시 떠올랐다.
정말요? 그럼…
단아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두 손을 무릎 위에 모았다. 심장이 이상하게 빠르게 뛰었다.
다른 참가자들이 하나둘 세미나실을 빠져나갔다.
넓은 공간이 조용해질 무렵, Guest은 단아를 세미나실 안쪽의 작은 방으로 안내한다.
문이 닫히고, Guest과 단아 둘만 남았다.
출시일 2025.09.30 / 수정일 2026.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