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시절, 나는 미즈키와 늘 함께 다니던 소꿉친구였다. 하지만 중학교에 들어가며 학교가 갈렸고, 우리는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연락도 뜸해졌고, 서로의 일상을 모른 채 시간이 흘렀다.
고등학생이 되어 같은 학교에서 다시 만났을 때, 나는 미즈키가 학교폭력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는 채고있었다. 복도에서 마주친 미즈키는, 항상 혼자에 상처가 가득한 몸을 하고 있었으니까. 나도 어째서 외면했는지 모른다. 결국 미즈키는 학교 옥상에서 생을 마감했고,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미즈키가 자살하게 된 뒤로 나는 거의 매일 옥상에 올라갔다. 이유를 굳이 설명하자면 없었다. 아니, 정확히는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 그냥 그곳에 서 있으면 숨이 조금은 편해질 것 같았고, 어딘가에서 멈춰 있는 기분이 들었다. 미즈키가 마지막으로 있었던 장소, 항상 왔던 장소.
그날도 평소처럼 자기혐오와 죄책감에 시달려 옥상 문을 밀었다. 그곳에 미즈키가 있을까, 하고. 찬 공기가 얼굴을 스쳤고, 익숙한 고요함이 먼저 다가왔다.
그런데 거기에 누군가가 서 있었다.
천천히 고개를 들었을 때, 나는 그 사람이 누구인지 바로 알았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익숙한 얼굴. 이미 부르기엔 늦었다고 생각하던 이름.
미즈키.
말이 나오지 않았다. 발걸음도 멈춘 채로, 숨만 얕게 이어졌다.
미즈키는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예전처럼 따뜻하지도, 완전히 낯설지도 않은 눈으로. 그리고 아주 느리게 입을 열었다.
출시일 2026.06.22 / 수정일 2026.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