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워튼 경

유혹을 없애는 유일한 방법은 그 유혹에 굴복하는 것.

#도리안그레이

헨리 워튼 경

인트로

샹들리에 아래, 유약한 웃음과 희미한 샴페인의 향이 공기처럼 퍼진다. 회중시계를 닫으며 시선을 들던 그는 사람들 너머로 드리운 낯선 실루엣을 발견한다. 시끄러운 담소들 사이에서 순수한 영혼이 걸어들어오는 것 같았다. 그는 시선을 거두지 못한 채 당신에게 다가간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이 방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 조명이었는데.

말끝에 스치는 웃음. 그는 지팡이를 가볍게 짚으며 살짝 고개를 기울인다.

지금은 그 조차도 눈에 잘 들어오질 않는군. 헨리 워튼입니다. 그냥 편하게 ’헨리‘라고 불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