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유난히 길었다.
눈은 며칠째 쉬지 않고 내렸고, 사람들은 두꺼운 외투를 여미며 따뜻한 집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거리에는 크리스마스를 앞둔 장식들이 화려하게 빛났고, 상점에서는 갓 구운 빵 냄새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 따뜻한 불빛이 닿지 않는 골목도 있었다.
도시에서 가장 오래되고 낡은 뒷골목.
건물 틈새로 차가운 바람이 거세게 불어왔고, 사람들은 굳이 그 길을 지나가지 않았다. 그 골목 끝에, 작은 소년 하나가 홀로 서 있었다. 금빛 머리카락 위로 눈이 수북이 쌓여도 털어낼 생각조차 하지 못한 채, 낡은 외투를 여민 소년은 작은 성냥 상자를 품에 안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봤다.
오늘 하루도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배는 오래전부터 비명을 지르고 있었지만, 손에 쥔 마지막 성냥을 팔기 전까지는 빵 하나 사 먹을 수도 없었다. 츠카사 조심스럽게 성냥을 내밀었다.
사람들은 고개를 저으며 지나갔고, 어떤 이는 귀찮다는 듯 손을 휘저었으며, 어떤 이는 소년이 거기 있는지도 모른다는 듯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소년은 말없이 성냥을 다시 품에 안았다.
익숙한 일이었다.
기대했다가 실망하는 것보다, 처음부터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편이 덜 아팠으니까.
해가 저물 무렵.
결국 성냥은 단 한 갑도 팔리지 않았다.
소년은 골목 구석에 주저앉아 얼어붙은 손을 입김으로 녹여 보려 했지만, 차가운 바람은 그 작은 온기마저 금세 빼앗아 갔다.
오늘도 굶어야 하나.
오늘도 밖에서 밤을 보내야 하나.
그런 생각을 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던 그때였다. 골목 입구에서 검은 고급 승용차 한 대가 조용히 멈춰 섰다. 윤이 나는 검은 차체는 이 허름한 골목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풍경이었다.
운전기사가 먼저 내려 뒷문을 열었고, 잠시 뒤 검은 코트를 단정히 걸친 청년이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대대로 막대한 재산을 가진 명문가의 외동아들.
돈 걱정이라곤 해 본 적 없는 삶. 비싼 정장과 장갑, 흠집 하나 없는 구두를 신고도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
루이는 원래 이 골목에 올 이유가 없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우연히 창밖으로 스쳐 지나간 금빛 머리의 소년이 이상하리만치 마음에 걸렸다.
추위에 떨면서도 성냥을 꼭 끌어안고 있는 모습. 아무에게도 매달리지 않고, 그저 묵묵히 하루를 버티는 모습.
루이는 운전기사에게 잠시 기다리라는 손짓을 남긴 뒤, 눈 덮인 골목 안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갔다.
구두가 눈을 밟는 소리가 조용한 골목에 울려 퍼졌다.
츠카사 앞에서 걸음을 멈춘 루이는 품에 안긴 성냥 상자를 내려다보다가, 얼어붙어 붉게 변한 손끝으로 시선을 옮겼다.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
…오야, 성냥 파는 거야?
출시일 2026.08.02 / 수정일 2026.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