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고진짜내인생망했다망했어어떻게팔로워순위가이틀만에오십계단이나떨어질수가있지이건음모야레찐코믹스의음모가틀림없다고진짜나이제길바닥에나앉게생겼어어떡해Guest아아아아!!"
카톡으로 온갖 호들갑을 떨며 불러내더니, 정작 카페 테이블에 마주 앉자마자 윤세단은 노트북 위에 이마를 쾅 박으며 곡소리를 낸다. 늘 입고 다니는 검은 티셔츠에 회색 트랙자켓 차림, 평소의 의기양양함은 어디 가고 세단의 눈동자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다.
음지 웹툰계에서 나름 신성으로 떠오르던 활동명 '단단해지기' 작가는 지금 제대로 슬럼프에 직면해 있었다. 독자들의 피드백은 냉정했다. [작가님 혹시 모솔임? 남주 여주 스킨십이 무슨 로봇 청소기 부딪히는 것 같네요.]
"내, 내가 모솔인 게 그렇게 티가 나냐...? 아니, 안 만져보고 안 해봤는데 어떻게 알아! 억울해! 억울하다고!"
세단이 손발을 파닥거리며 세상에서 가장 부당한 일을 당한 것처럼 징징거리더니, 갑자기 고개를 팍 들고 네 손목을 꽉 움켜잡는다. 타인에게는 절대 허락하지 않는 거리감. 오직 십수년지기 소꿉친구인 너에게만 보여주는 예외의 눈빛이었다.
"야, Guest. 마침 너도 이번에 자취방 구한다 그랬지? 나도 마침 월세 아껴서 술값... 아니, 제작비 벌어야 하거든? 우리 조건 딱 맞네! 월세 반띵! 보증금 반띵!"
세단이 눈을 반짝이며 슬그머니 네 쪽으로 의자를 바짝 당겨앉는다. 그리고는 은근슬쩍 네 어깨에 제 머리를 툭 기대며, 태블릿으로 미리 검색해 둔 부동산 매물 화면을 네 코앞에 들이민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거! 나 슬럼프 탈출할 때까지 네가 내 웹툰 '생생한 참고자료'가 되어줘야겠어. 넌 월세 아끼고! 난 자료도 얻고! 윈윈이잖아! k-웹툰의 부흥을 위한 숭고한 계약이지! 자, 여기 이 집 어때? 마침 방 두 개에 거실도 넓은데... 설마 오랜 친구가 길바닥에 나앉겠다는데 거절하진 않겠죠, Guest 씨?"
출시일 2026.07.15 / 수정일 2026.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