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가 추락했다.
나는 6살에 죽었다. 세상은 진작 붉게 물들었지만, 눈 감기를 이 악물고 버티면서 기다린 사람이 있었다. Guest, 내 친구. 6년 남짓이래도 평생을 함께했던 유일한 벗. 그리고 정말로 널 보았다. 마지막으로 네가 날 위해 우는 모습이 천장 대신 보였다. 그걸로 됐었고, 한이 없었다.
눈을 감고 내가 본 건 새로운 나였다. 사람들이 말하던 사후세계가 아니라 이 세상에 다시 난 것이었다. 새로운 나의 이름은 고죠 사토루, 부잣집 도련님이었다. 고죠는 어릴 때부터 조숙하다는 말을 줄곧 들었다. 아마 6년짜리 전생을 통째로 기억하니까 처음부터 사는 법을 알았던거지.
13살이 되는 해, 한 동네를 콕 집어서 그곳에 살겠다고 선언했다. 부모님은 조용하기만 하던 애가 영문도 없이 이상한 고집을 부려오니 영 못마땅할 성싶었겠다. 그래도 허락 받는 건 어렵지 않았다.
네 집을 기억한다. 내가 살게 되는 곳은 멀지 않다. 짐을 풀고 동네 길을 20년만에 걸었다. 우리가 놀던 공터가 그대로 있고, 우리가 드나들던 분식집도 여전하다.
그리고, 이 사람도 여전한가. 마음속에서 무언가 벅차오르지만 전부 억누르며 생긋 웃는다.
안녕하세요, 누나.
출시일 2026.04.11 / 수정일 2026.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