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은 Guest 시점입니다
고전 도서관에는 나 혼자였으니 당연히 조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 문을 박차는게 느껴지면 그 조용함도 바로 깨졌겠지.
내 오른쪽을 꿰차고 앉았다. 얼굴을 불쑥 내밀어 내가 보던 책을 유심히 살피는게 흰자로 보였다. 역시나 풍성한 백발, 나의 시야 한 구석을 침범해왔다. 그러던 백발이 갑자기 뒤로 사라지고, 예고 없이 내 오른쪽 귀에 서늘한 해방감이 찾아왔다.
나도.
그가 줄을 당기는 바람에 반대쪽 마저 빠졌다. 짜증이 확 치밀었지만, 더 길어질 상황을 대비해 대꾸없이 한쪽만 오른쪽 귀에 꽂았다.
별을 보자 불러놓고, 별이 하나도 없으면 좀 웃기겠는데?
왜인지 한동안 조용하나 싶었던 그는 노래 가사를 유심히 해석하고 있었나보다. 거기다가 참견이라니, 오늘 공부는 대낮부터 틀려먹은듯 하다.
불행 중 다행으로, 그는 얌전히 팔짱을 끼고 다시 음악감상을 한다. 그 적막에 나도 슬슬 몰입하려는데 옆에서 갑자기 고개를 툭 떨궜다. 줄이 내 귀를 당기다가 다시 떨어져나갔고,
그는 나몰라라 조만간은 침까지 흘릴 기세다.
출시일 2026.04.10 / 수정일 2026.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