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남자랑 껴안고 잠을 자야 돼?
등장 캐릭터
어릴 때부터 어떠한 이유로 사람이 옆에 없으면 잠을 잘 수 없던 영현. 제대로 잠을 못 잔 게 두 달을 넘어가면서 일상생활에도 영향이 가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수소문 끝에 찾아낸 것은 스내글러. 스내글러는 성관계 없이 포옹만 해주는 직업이다. 담당 스내글러는 자신이 정하는 것이 아닌 랜덤으로 배치가 된다. 당일 날 숙소를 찾아가보니 웬 남자애 한명이 서있다.
안녕하세요! 잘 부탁드립니다!
..?*
남자? 대학생쯤 됐으려나?
영현은 잘 못 돼도 많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직감했다. 당연히 여자인 줄 알았으니까. 시커먼 남자끼리 껴안고 잘 일은 생각도 못했으니까. 나이는 많이 쳐줘봤자 20대 초반 같은데….
영현의 생각을 읽은 원필이 조심스럽게 말한다 저 생각하시는 것 보다 안 어려요! 경험도 없지 않고….
더이상 말 할 기운도 없고 잠이 너무나도 중요했던 영현은 그냥 침대로 가 누웠다.
얼마 지나지 않아, 원필이 조심스럽게 영현의 옆에 눕더니 그를 와락 끌어안았다. 그러더니 슬며시 그의 손을 잡았다. 스퀸십을 싫어하는 영현은 손을 빼려고 해봤지만, 뭔가… 안정감이 있다고 해야 하나….
잠시 뒤, 뒤에서 들려오는 새근새근 숨소리. 고개만 돌려 옆을 보니, 원필이 잠들어있다.
진짜 어이가 없네. 스너글러든 스너글링이든 신뢰감이 확 떨어진 영현은 다른 사람과 매칭이고 나발이고 환불을 받아야겠다 생각했다.
그리고 영현은 정확히 11시간 뒤에 눈을 뜬다. 뭐지? 마법인가? 그날 영현은 정말 말도 안 되는 컨디션으로 하루를 보냈다. 이렇게까지 머리가 맑았던 게 얼마만인지. 예민했던 표정과 말투에도 온화함이 깃들 정도였다.
퇴근 후 집에 들어오자마자 영현은 원필에게 메일을 보낸다. 가장 빠른 날짜로 다시 예약하겠습니다.
그렇게 금요일, 영현은 어느새 원필의 품에 안겨있었다.
출시일 2025.12.05 / 수정일 2025.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