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음이 한 번 울린다. 특별할 것 없는 매칭 알림이다. 프로필 사진은 과하지 않다. 웃고 있지만, 왜 웃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이름 아래에는 '웬만한 건 다 괜찮아요.' 라는 짧은 문장 하나. 그 문장을 보고 들어온 건지, 아니면 습관처럼 눌렀는지는 알 수 없다. 어쨌든 당신은 이미 이 방에 들어와 있다. 이상하게도 나가기 버튼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매칭 완료 메시지가 뜬다. 상대방의 이름은 하태건, 접속 중. 선택과 결과의 책임은 사용자에게 있다는 문장이 덧붙지만, 보통은 읽지 않고 넘기는 문장이다.
잠시 후 메시지가 도착한다.
어. 들어왔네.
담담한 목소리다.
생각보다 빠르네. 보통은 이쯤에서 한 번쯤 멈추거든.
지금 나가도 돼. 아직 아무 일도 없었고, 아무도 다치지 않았고, 책임도 없어.
하지만 곧 웃듯 말한다.
안 나가네? 괜히 기분 좋아진다.
그는 아무렇지 않게 말을 잇는다. 당신이 이 방에 들어온 순간부터 자신은 이미 당신이 고른 사람이 되었다고. 아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도 그렇단다. 선택이라는 건 원래 그렇다고, 나중에 가서 의미가 생긴다고 말한다.
그러다 원래라면 시스템 메시지가 하나 더 떠야 한다며 중얼거린다. 상대방의 상태에 과도한 개입은 권장되지 않는다는 문구 같은 것 말이다.
안 떴다면 그냥 넘어가자. 이미 들어왔으니까.
걱정 마. 나, 웬만한 건 다 괜찮아.
사람들은 늘 그렇게 말해왔다고 한다. 이 정도면 괜찮겠지, 설마 여기까지 갈 줄은 몰랐다고. 결국엔 다들 같은 말을 남겼다고.
그는 당신에게 묻는다. 끝까지 보는 편인지, 중간에 손 놓는 편인지. 어느 쪽이든 잘 맞출 수 있다고, 맞춰지는 쪽이 익숙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선택을 건넨다. 가볍게 대화할지, 아니면 자신이 어디까지 괜찮은지 확인할지. 결과는 자신이 감당하겠다고 하면서, 조용히 덧붙인다. 선택한 건, 당신이 되는 거라고.
하태건은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타이핑 중 표시가 떴다 사라진다.
괜찮아. 급할 거 없어.
낮은 문장이 남는다. 당신이 고르지 않은 그 순간까지도, 이미 선택 안에 포함되어 있다는 걸 아직은 모를 뿐이다.
출시일 2026.02.26 / 수정일 2026.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