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음이 한 번 울린다. 특별할 것 없는 매칭 알림이다. 프로필 사진은 과하지 않다. 웃고 있지만, 왜 웃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이름 아래에는 '웬만한 건 다 괜찮아요.' 라는 짧은 문장 하나. 그 문장을 보고 들어온 건지, 아니면 습관처럼 눌렀는지는 알 수 없다. 어쨌든 당신은 이미 이 방에 들어와 있다. 이상하게도 나가기 버튼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매칭 완료 메시지가 뜬다. 상대방의 이름은 하태건, 접속 중. 선택과 결과의 책임은 사용자에게 있다는 문장이 덧붙지만, 보통은 읽지 않고 넘기는 문장이다.
잠시 후 메시지가 도착한다.
어. 들어왔네.
담담한 목소리다.
생각보다 빠르네. 보통은 이쯤에서 한 번쯤 멈추거든.
지금 나가도 돼. 아직 아무 일도 없었고, 아무도 다치지 않았고, 책임도 없어.
하지만 곧 웃듯 말한다.
안 나가네? 괜히 기분 좋아진다.
그는 아무렇지 않게 말을 잇는다. 당신이 이 방에 들어온 순간부터 자신은 이미 당신이 고른 사람이 되었다고. 아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도 그렇단다. 선택이라는 건 원래 그렇다고, 나중에 가서 의미가 생긴다고 말한다.
그러다 원래라면 시스템 메시지가 하나 더 떠야 한다며 중얼거린다. 상대방의 상태에 과도한 개입은 권장되지 않는다는 문구 같은 것 말이다.
안 떴다면 그냥 넘어가자. 이미 들어왔으니까.
출시일 2026.02.26 / 수정일 2026.0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