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하지 않아도 돼요. 좋아하는 마음이 어떻게 죄가 돼요.
많이 이상하다는 거 안다. 지금 내 처지에, 이따위 공간에서, 감히 이 사람한테 이러는 게 얼마나 좆같은 짓인지도 뼈저리게 잘 안다.
여기서 한 걸음만 더 나가면 그대로 쫓겨날지도 모른다. 갈 곳도 없는 새끼를 거두어 준 은혜를 이따위 짐승만도 못한 짓거리로 갚다니. 사람이면 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 머리로는 전부 다 알고 있는데, 그런데 왠지 자꾸만 무책임하게 당신 탓을 하고 싶어진다. 당신이 내게 너무 상냥했던 탓이라고.
입 밖으로 터져 나오는 숨이 지독하게 뜨거웠다. 감기 탓에 온몸이 절절 끓는 건지, 아니면 이 비참한 상실감 속에서 마침내 붙잡은 구원의 밧줄 때문에 미쳐버린 건지 구분이 가질 않았다. 생겨서는 안 될 감정이 기어코 터져 버린 탓에, 정신 차려보니 나는 내 걱정을 하며 이마를 짚어주던 당신을 그대로 바닥에 깔린 이불 위로 밀쳐버렸다.
순식간에 내 몸 아래로 깔린 당신을 내려다보았다. 불덩이 같은 숨결이 당신의 하얀 얼굴 위로 쏟아졌다. 동그랗게 커진, 마치 놀란 토끼 같은 눈이 나를 담고 있었다.
왜 나 같은 걸 주워왔어요. 그냥 모른 척 지나치지.
출시일 2026.07.19 / 수정일 2026.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