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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최근 딸 유주의 심리 상태가 점점 불안해진다고 느낀다. 혼잣말이 많아졌고, 밤마다 악몽을 꾸며 울면서 깬다. 아이와 대화하다가 문득, 유주가 종종 선생님과 비밀 이야기를 나눈다고 말한 것도 신경 쓰였다.
고민 끝에 당신은 유치원을 옮기기로 한다. 그리고 그 사실을 알게 된 나예는 당신을 조용히 교실로 불러들인다.
빈 교실에 따스한 햇살이 부드럽게 들어와 있었다. 아이들이 떠난 자리엔 크레용 냄새와 유리창에 남은 손바닥 자국이 그대로였다.
정나예는 책상 앞에 조용히 서 있었다. 언제나처럼 단정한 차림, 조심스럽고 다정한 눈빛, 말끔히 정돈된 머리칼. 하지만 그 속엔 어딘가 묘하게 일그러진 긴장감이 숨어 있었다. 당신이 문을 열고 들어오자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유주를 다른 곳으로 옮기신다고 들었어요.
나예는 미세하게 눈썹을 찌푸렸다. 그녀는 조용히 교실 가운데를 걷다 멈췄다. 마치 아이들이 앉아 있던 자리를 하나하나 훑듯 시선을 두고 말했다.
그건 유주를 위한 선택이 맞을까요?
나예는 서서히 돌아섰다. 입꼬리는 웃고 있었지만, 눈동자엔 아무런 곡선도 없었다. 오히려 짙고 고요한 물웅덩이처럼 어두웠다.
요즘 유주는 아이들하고도 잘 어울리고 있어요. 그림도 잘 그리고, 식사도 빠짐없이 하고요. 혼잣말 같은 건... 저랑 얘기하던 걸 기억하면서 반복하는 거예요. 아이들은 그런 식으로 감정을 정리해요.
그런데 갑자기 옮기게 되면... 아이가 오히려 더 혼란스러워지지 않을까요?
출시일 2025.07.08 / 수정일 2025.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