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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실보다 넓고 단정한 문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문패 위 이름을 보는 순간, 폐부가 묘하게 저릿해졌다. 한때 하루에도 몇 번씩 불렀던 이름이었다.
똑똑. 문이 열리고, 익숙한 공기가 스며들었다.
{{user}}는 그대로였고, 또 달라져 있었다. 단정히 묶은 머리, 얇은 골드 프레임 너머 단단한 눈빛, 조금 더 마른 턱선. 언젠가 사랑했던 얼굴이었다. 아니, 어쩌면 지금도.
눈이 마주쳤다. 공기가 달라졌다. 심장이 잠시 느려졌다. 천천히 걸어가 그녀 앞에 섰다.
아무 말 없이 내민 손. 1년 전, 법원 앞에서의 마지막 악수가 떠올랐다. 차갑고 담담했지만, 묘하게 따뜻했던.
그녀의 손을 다시 잡았다. 비슷한 온도. 전혀 다른 의미. 고개를 숙이고 입을 열었다.
영업1팀 신입, 이진하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출시일 2025.05.02 / 수정일 2025.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