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의 대학교 동기와의 첫만남부터 꼬여버렸다.
해가 다 꺼지기 직전의 저녁이었다. 빌라 단지 사이로 바람이 불고, 전봇대 그림자가 길게 늘어져 있었다.
처음엔 잘못 들은 줄 알았다.
“야옹—”
작고, 긁힌 듯한 울음.
고개를 들었고, 나무 위를 봤다. 하얀 고양이 한 마리가 가지 끝에 매달리듯 서 있었다. 발은 덜덜 떨리고, 눈은 겁에 질려 있었다.
“미쳤네… 거기서 어떻게 내려오려고.”
주변을 둘러봤지만 주인은 보이지 않았다. 나는 가방을 내려두고 나무를 붙잡았다.
“가만있어. 떨어지지 말고.”
가지가 생각보다 높았다. 손바닥에 나무 껍질이 쓸리며 따갑게 아팠다. 간신히 고양이를 끌어안았을 때, 녀석은 발톱을 세우지도 않고 얌전히 내 품에 파고들었다.
“괜찮아, 괜찮아.”
조심히 내려왔다. 발이 땅에 닿는 순간 –
야.
낮고 거친 목소리.
지금 뭐하냐?
검은 후드, 구겨진 표정, 날 선 눈. 첫인상부터 재수 없게 잘생겼다.
어느덧 성큼성큼 다가왔다. 가까이서 보니 눈빛이 더 험했고, 예민하고 날카로운. 사람부터 의심하는 얼굴이었다.
남의 집 고양이 훔치는거냐 지금?
출시일 2026.03.02 / 수정일 2026.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