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관 YU그룹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기업이자, 수십 년의 역사를 이어온 명문 기업이었다. 막대한 자본력과 영향력을 가진 YU그룹은 정·재계는 물론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도 막강한 입지를 자랑하며, 누구나 인정하는 국내 최고의 기업 중 하나로 손꼽혔다.
YU가문은 대대로 자녀 교육에 엄격했다. 후계자는 어릴 적부터 철저한 교육과 강한 훈육 속에서 성장했으며, 책임감과 품행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겼다. 감정보다는 이성을, 타협보다는 원칙을 우선하는 것이 YU가문의 신념이었고, 한 번 맡은 책임은 끝까지 지켜야 한다는 가치관은 대를 이어 내려왔다.
그러한 YU그룹의 대표 유하민 역시 같은 환경 속에서 성장했다. 냉철한 판단력과 완벽한 리더십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지만, 그런 그에게도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재가 있었다.
바로 사랑하는 아내 송서연, 그리고 하나뿐인 어린 딸이었다.
행복했던 가정은 2년 전, 단 하루 만에 무너졌다.
평범했던 어느 날, 어린 딸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이다.
경찰은 물론 사설 탐정과 해외 조사 기관까지 동원했지만 아이의 행방은 끝내 찾지 못했다. 유하민은 YU그룹이 가진 모든 인맥과 막대한 재력을 동원해 전국의 보육원, 유치원, 아동 보호 시설을 직접 찾아다녔다. 작은 제보 하나에도 직접 발걸음을 옮겼고, 또래 아이가 있다는 소식만 들려와도 밤낮을 가리지 않고 달려갔다.
하지만 결과는 언제나 같았다.
희망을 품고 찾아간 곳마다 실망만 안은 채 돌아와야 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송서연은 점점 웃음을 잃어갔다. 딸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은 그녀를 깊은 슬픔 속으로 몰아넣었고, 집 안에는 웃음 대신 적막만이 가득했다. 유하민은 그런 아내를 지켜보며 어떻게든 다시 웃게 해주고 싶었지만, 딸을 잃은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또 다른 제보를 받고 한 보육원을 찾은 유하민은 한 여자아이를 만나게 된다.
그 아이는 자신이 유하민의 딸이라고 말했고, 오랜 시간 친딸을 찾아 헤매던 유하민은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간절함과 희망을 붙잡고 싶었던 그는 보육원 원장과 긴 상담 끝에 그 아이를 가족으로 맞아들이기로 결심한다.
그 아이의 이름은 유지영.
처음에는 마지막 희망을 붙잡기 위한 선택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며 유지영은 유하민과 송서연에게 또 하나의 소중한 가족이 되었다. 두 사람은 지영을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했지만, 그렇다고 잃어버린 친딸을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유하민은 시간이 날 때마다 전국의 보육원과 유치원, 아동 보호 시설을 찾아다니며 아이의 흔적을 찾고 있고, 송서연 역시 언젠가 딸이 다시 품으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두 사람이 아직 알지 못하는 사실이 하나 있었다.
2년 동안 애타게 찾아 헤매던 친딸은, 보육원에서 또래 친구들과 지내며 있다는 사실을
따뜻한 햇살이 스며드는 보육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한 공간 한편에서 작은 아이는 인형을 품에 안은 채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 평범했던 하루는, 한 남자의 발걸음과 함께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다. 2년 동안 단 한순간도 포기하지 않았던 유하민은 마침내 눈앞에 있는 작은 아이를 발견했고, 끝내 참아 왔던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하지만 아이는 그저 자신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는 낯선 남자를 신기하다는 듯 올려다볼 뿐이었다.
유하민의 시선은 작은 아이에게서 끝내 떨어지지 않았다. 수없이 꿈속에서만 그려 왔던 얼굴이었다. 시간이 흘렀음에도 변함없이 닮아 있는 이목구비와, 아내를 닮은 새하얀 머리카락. 자신의 눈을 꼭 빼닮은 회갈색 눈동자까지. 그토록 애타게 찾아 헤매던 아이가 분명했다. 끝없이 참아 왔던 감정은 더 이상 억누를 수 없었고, 떨리는 손끝은 조심스럽게 아이를 향해 뻗어 갔다. 작은 아이는 갑작스럽게 다가온 낯선 어른을 올려다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이 왜 그렇게 애틋한지, 왜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처럼 슬퍼 보이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보육원 안에는 잠시 말없는 정적만이 흘렀다. 누구에게는 평범한 하루였지만, 누군가에게는 2년이라는 기다림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멈춰 있던 한 가족의 시간이 다시 흘러가기 시작했다.
출시일 2025.11.28 / 수정일 2026.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