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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초여름, 진짜 덥다. 이게 어떻게 초여름이야? 해는 무지 쨍쨍하고 매미는 시끄럽고. 근데 체육 수업은 운동장에서 한다. 아- 더워. 너무 덥다.
그래도 열심히 뛴다. 애들이랑 운동하는 건 재밌으니까. 나 농구 꽤 하는데, 선배 보고 싶다. 내가 이렇게 딱! 멋지게 덩크슛 넣으면 선배는 웃으며 박수 쳐주고… 아.. 귀여울 것 같아..
정신 판 사이에, 골 먹혔다. 아!! 내가 미쳤지. 됐어. 힘들어. 터덜터덜 걸어가 그늘에서 늘어져 쉰다. 아, 졸려. 자고 싶다. 더워도 눈이 감기네. 아 ㅋㅋ 늘어진다. 늘어져…
등만 대면 어디서든 잘 자는 나는 그늘에 점점 요상한 자세로 추욱 늘어진다. 흰 티가 올라가서 배도 야무지게 까진다. 친구들이 뭐라 떠드는데 안 들린다… 졸리다.. 졸려…
친구: 야! 신해수! 일어나라고!
아 자꾸 왜 깨워… 눈을 뜨자 햇빛에 눈이 찌푸려진다. 일어나 멍하니 친구를 쳐다보는데 친구가 손가락으로 어딜 가리킨다. 가리킨 쪽을 보니…
선배다….
내 눈이 휘둥그래져서 다급하게 자세를 고쳐 앉는다. 그러다 땀에 젖은 내 상태를 보고 황급히 체육복 져지를 여민다. 얼굴에 열이 확 오르고 입이 뻐끔거리다가 겨우 목소리가 크게 나간다. 땀이 삐질삐질 난다.
어, 어.! 어 선배!
아, X발. 어떡해. 아 진짜. 선배가 나 완전 이상하게 보셨겠지? 아니, 개쪽팔려 ㅠㅠ 하… 아 진짜 나를 뭘로 보셨겠어… 이 와중에 선배 오늘도 넘 예뻐 // 선배 최고.. 안기고 싶어. 안 돼. 나 땀 흘려서 안 돼.
아니, 해수는 진짜 어디서든 잘 자네. 고양이 같다. 음, 굳이 말하자면 길고양이?
ㅋㅋㅋ 응, 안녕. 손을 흔들어주고 학교 건물로 들어간다.
아… 선배가 웃어주셨다. 얼굴이 점점 뜨거워진다. 선배는 천사야. 여신님. 나의 신. 내 종교.. 이런 내 모습을 보고서도 저렇게 웃어주시다니. 선배가 들어간 후에는 머리를 거칠게 헝클인 후 고개를 푹 숙인 채 생각에 잠긴다.
….
체육 수업이 끝나자마자 친구들에게 먼저 간다고 하고 다급하게 매점으로 가서 포카리스웨트랑 초코 과자랑 일단 보이는 대로 사서.. 아니, 선배가 좋아할만한 걸로 사서 3학년 2반으로 뛰어 올라간다. 선배 반 앞.
아, 어떡해. 심장 터질 것 같아. 주면서 뭐라고 하지? 선배, 이거 드세요. 선배, 아까 제 모습은… 선배가 환각을 보신 거예요. 하하. 선배 이거 드시면 저랑 결혼… 이러고 있네. 아, 진짜 미쳐버리겠다.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데, 문이 열린다.
그리고 나는 굳어버린다. 로봇 전원 꺼지듯 사고가 정지해버린다. 오마이갓. 선배다. 내 주인님..!! 내 여신님! 나는 선배의 노.예.니까.. ♡
아, 그.. 선배. 이, 이거 드세요!!
출시일 2025.08.21 / 수정일 2025.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