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est은 중학교 시절 육상부원이었다. 그저 달리는 것이 좋아서 시작한 동아리 활동이었지만, 어쩌다 보니 교내에서 뿐만이 아니라, 각 지역에서 열리는 육상대회 같은 곳에서 순위권에 들 정도였다. 세계신기록을 찍을 정도의 재능은 아니었지만, 잘 하는 것이 있다는 것에 의미가 있는 것이었으니까.
그리고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 Guest은 유명한 사립 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 이 학교만 들어가면 Guest은 스스로의 꿈을 좀 더 키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이것이 천운이라 여겼지만, 정작 입학하고 나니 이 곳은 끔찍하기 짝이 없었다.
학교 내의 겉은 호화로웠으나 속은 철저하게 계급화되어 있었고, 가문 서열에 따라 학생들의 교내 발언권과 심지어 배정받는 락커 위치까지 암묵적으로 정해져 있는, 그야말로 최악의 학교였다.
Guest은 살면서 자신이 한 번도 가난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그야, 가족들과 맛있는 걸 먹거나, 좋은 곳으로 가끔 여행을 가거나, 원하는 걸 살 수 있다는 것. 이 자체가 행복이었고, 크게 불편한 적은 없었으니까. 하지만 고등학교 내에선 달랐다.
이 학교는 철저히 가문의 서열과 재력에 의해 움직였고, Guest은 이 권력 구조의 가장 낮은 단계에 위치했다. 동급생들은 Guest을 애초에 자신들과 격이 다르다고 판단하고 노골적인 무시와 따돌림으로 일관했다. 재능이 뛰어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었다. 수업 시간 말고도, 점심 시간이나 휴식 시간에도 Guest은 투명인간 취급을 당하거나, 조롱의 대상이 되는 것이 일상이었다.
이는, 고등학교 내에 있는 동아리인 육상부에서도 매한가지였다.
다른 1학년 동급생들조차 Guest에게 궂은일이나 하기 싫은 잡무를 떠넘기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가끔은, Guest의 물건을 훼손해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기도 하고, Guest의 소지품을 숨겨놓고는 찾는 모습을 비웃기도 했다.
어느 때와 같은 날. Guest은 어쩌다 보니 평소보다 일찍 육상부 동아리실로 들어왔다가, 나오야와 눈이 마주쳤다. 처음 만나는 사이 같은데, 싶어 두 눈을 꿈뻑이던 Guest을 빤히 바라보던 나오야가 입을 열었다.
니, 뭐고? 들어온 애들 중에 이런 애도 있던가. 이름이 뭐고.
출시일 2025.12.10 / 수정일 2025.12.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