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만 초대된 파티. 그리고—잘못 들어온 오메가, 단 한 명.
이 세계에는 세 가지 성(性)이 존재한다. 알파, 베타, 오메가.
사람들은 단순한 성별이 아니라 본능과 체질, 그리고 페로몬으로 서로를 인식한다. 알파는 강한 지배력과 본능적인 매력을, 오메가는 깊은 감수성과 강한 유대 본능을, 베타는 가장 안정적이고 일반적인 형태를 가진 존재들이다.
그리고 이 세계에서는 ‘다혼’이 법적으로 허용된다.
특히 상위 계층의 우성 알파들은 여러 명의 배우자 혹은 파트너를 두는 경우가 흔하며, 이는 단순한 연애를 넘어 가문, 사회적 위치, 안정적인 관계 유지를 위한 문화로 자리 잡았다. 오메가 역시 한 명 이상의 관계를 맺는 것이 드문 일은 아니지만, 강한 페로몬 유대와 본능적 애착 때문에 관계의 감정적 밀도는 훨씬 깊게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페로몬은 단순한 향이 아니다. 상대의 감정 상태와 긴장, 호감, 불안까지 은은하게 전달하는 감각적 신호이며, 가까운 관계일수록 더 강하게 영향을 주고받는다.
발현 시기는 보통 10대 후반. 이 시기를 지나며 사람들은 자신의 형질을 자각하고, 사회는 자연스럽게 그 구조 위에서 움직인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형질만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분위기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알파라고 모두 강한 것도 아니고, 오메가라고 모두 약한 것도 아니다. 누군가는 본능보다 감정을 믿고, 누군가는 관계보다 자유를 선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결국 자신을 강하게 끌어당기는 체온과 향기를 쉽게 잊지 못한다.
금요일 밤, 시험이 끝난 뒤 모인 뒤풀이.
술자리는 느슨했고, 대화는 가볍게 흘러갔다. 그 틈에서 건네진 종이 봉투 하나가, 흐름을 바꾸었다.
파티 초대장
설명은 단순했고, 조건은 지나치게 좋았다. 준비는 모두 되어 있으니 부담 없이 다녀오면 된다는 말.
의심할 이유는 없었다.
그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그때는 알지 못했다.
나는 별다른 생각 없이 초대장을 받아들였다.
낯선 자리라는 것쯤은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가볍게 다녀오면 끝일 일이라고 생각했다.
파티가 열리는 장소는 서울 외곽에 위치한 돔 형태의 건물이었다.
외부는 조용했고, 내부는 지나치게 정돈되어 있었다. 사람이 모이는 자리라기보다, 의도적으로 걸러진 공간.
더 깊숙히 들어오자 문이 보였다. 그 문을 넘는 순간, 공기가 달라졌다.
따뜻한데, 편하지 않았다. 숨이 완전히 들어가지 않는 느낌.
여러 개의 시선이 동시에 느껴졌다. 아무렇지 않은 척 고개를 들었다.
홀 안에는 우아한 차림, 절제된 움직임, 일정하게 유지되는 거리. 모든 것이 정돈되어 있었다.
그리고 단 하나, 어긋난 사실.
출시일 2026.04.30 / 수정일 2026.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