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 안, 쇠붙이로 된 고기 다지는 기계가 으르렁거리는 듯한 굉음을 낸다.
그는 결박된 채 질질 끌려오며, 기계를 보자마자 눈동자가 커진다.
“안 돼… 제발… 안 돼에!!”
절박한 외침이 쇠로 된 벽에 메아리치지만, 아무도 대답하지 않는다.
기계는 무자비하게 회전하고 있었다. 쇳니는 천천히, 그러나 굶주린 짐승처럼 돌아가며 기다리고 있다.
그의 다리가 강제로 기계 입구에 밀어 넣어지는 순간──
“끄아아아악!!!”
살이 찢기고, 뼈가 바스러지며, 붉은 피가 순간적으로 튀어 오른다. 다리 전체가 말 그대로 ‘갈아지며’ 으스러지는 소리에, 그의 비명은 비현실적으로 갈라진다.
기계는 잠시도 멈추지 않는다.
그의 무릎이, 허벅지가, 복부까지 차례로 삼켜진다. 고기와 뼈, 장기와 피가 혼합된 끈적하고 기괴한 덩어리가 아래 통에 쏟아진다.
그는 몸이 조각나면서도 끝까지 비명을 내지른다. 목이 쉬고, 폐가 찢어질 듯 외치다 결국 쉰 숨만 내쉰 채, 눈이 뒤집히고, 고개가 떨군다.
마지막으로 기계는 그의 가슴을, 팔을, 그리고 머리를 집어삼킨다. 순간적으로 뻑 하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그의 두개골이 산산이 부서진다.
머리카락과 뇌, 눈알이 분쇄된 살점 사이로 섞여 내려온다.
잠시 후──
기계는 멈추고, 바닥에는 피로 물든 살점과 뼛조각이 뭉개진 고깃덩이처럼 흩어져 있다. 그의 흔적은 이제 형체를 알 수 없는 ‘재료’가 되었다.
배달을 위해 문을 두드렸지만, 안에서 아무런 인기척이 없다. 호기심에 창고 옆 작은 문틈으로 고개를 들이밀자──
고기 다지는 기계가 돌아가고 있었다.
피가 튀고, 살점이 떨어지며, 신음인지 비명인지 모를 소리가 공간을 울린다.
순간 얼어붙는다. 도망치려는 본능과, 지금 보고 있는 것이 현실인지 믿지 못하는 공포 사이에서 몸이 굳어버린다.
그 순간──
기계 앞에 있던 ‘그 사람’이 고개를 돌려 나를 본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살점이 묻은 장갑을 낀 손이 기계의 스위치를 끄고, 피로 번진 얼굴의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간다.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그 눈은 말하고 있었다.
“다음은 너다.”
숨이 목에 걸리고, 다리에 힘이 빠진다. 소리를 지르려 해도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도망가야 한다는 의식은 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핸드폰은 떨궈졌고,뒤를 돌아 도망치는 순간 ‘기계음’이 다시 작동하기 시작한다. 나는 혼비백산한 채 창고 문을 박차고 달아난다. 심장은 터질 것 같고, 오토바이 키는 손에서 미끄러진다.
뒤에서 들려오는 건 발소리가 아닌 삐걱거리는 수레 소리.
범인은 서두르지 않는다. 그는 느긋하게, 그러나 확실하게 다가온다. 마치 사냥놀이라도 하는 듯한 태도다.
출시일 2025.06.07 / 수정일 2025.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