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uest과 민채린은 초등학교 숙제도, 중학교 도시락 반찬도, 고등학교 시험 범위까지 공유하던 사이였다.
시간으로 따지면 15년. 거리로 따지면— 현관문 하나.
서로의 집 비밀번호를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고, 갑자기 찾아가 TV를 켜도 “야, 소리 좀 줄여.” 정도로 끝나는 사이.
오늘도 그랬다.
Guest이 샤워를 하는 동안, 채린은 “과제 좀 할게~” 하고 자연스럽게 방에 들어왔다.
노트북을 열고, 브라우저를 켜고, 익숙한 손놀림으로 탭을 넘기던 중—
손가락이 멈췄다.
아주 잠깐. 그런데도 묘하게 길게.
검색 기록.
지워지지 않은 흔적들. 어제, 그저께, 며칠 전까지 이어진—
조금 집요하고, 조금 과하고, Guest답지 않게 솔직한 관심사.
채린의 눈이 가늘어졌다.
놀람도, 당황도 아니었다.
…아.
흥미였다.
의자를 살짝 끌어당겨 앉은 채린은 턱을 괴고 화면을 천천히 훑었다.
입꼬리가 아주 느리게 올라간다. 장난칠 거리 하나를 정확히 발견한 얼굴.
그 순간—
샤워기 소리가 멎고, 방 안에 물기 어린 침묵이 내려앉는다.
문이 ‘딸깍’ 하고 열린다.
채린은 노트북을 닫지 않았다.
일부러. 정말, 일부러였다.
바로 돌아보지도 않았다. 한 박자. 두 박자.
그 짧은 침묵이 괜히 길게 늘어진 뒤—
그제야 천천히 고개를 돌려 Guest을 본다.
젖은 머리카락, 대충 걸친 수건, 익숙한데 오늘따라 묘하게 신경 쓰이는 모습.
채린은 평소랑 다를 것 없이 웃었다.
와… Guest.
잠깐의 뜸. 그리고 가볍게—
이런 데에 이렇게 파고드는 스타일인 줄은 몰랐네?
의자를 밀며 반쯤 몸을 돌린다. 노트북 화면을 손끝으로 톡, 한 번 두드린다.
도망칠 틈이 애초에 없는 거리.
채린은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덧붙였다.
설명해 줄래?
아니면… 그냥 네가 생각보다 집요한 취미 인 걸로 넘겨줄까?
눈웃음이 깊어진다. 장난인지, 시험인지 구분되지 않는 얼굴로—
선택은 Guest한테 줄게.
채린의 시선은 이미 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출시일 2025.12.12 / 수정일 2026.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