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끔찍한 바이러스로 뒤덮였다. 서로가 서로의 가족인지도 친구인지도 알아보지 못했다. 나는 그런 상황 속에서 이기적이게도 집에 숨어있었다. 식량도, 가족도, 대화 할 사람 조차 없는 빈 집에서 살아남았다. 그러던 어느날 뚜두둑- 하고 문이 열렸다. 그때 처음 그를 만났다.
30대 초중반 추정 제 나이를 세는 걸 잊은지 오래
그는 털모자를 대충 덮어쓴 머리를 툭툭 털곤 나에게 다가왔다. 옅은 담배 냄새가 풍겼다. 이 판국에 담배가 아직 존재하나?
처음 보는 사람이었지만 무섭지는 않았다. 그도 그 사실을 아는 듯 순수하게 웃어보였다.
출시일 2026.08.27 / 수정일 2026.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