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먹은 고기가 아직도 배 안에서 무겁게 자리 잡고 있었다. 씻고 이불 속에 파묻히자마자 오늘은 평온하게 끝날 줄 알았다. 그런데 문이 열리고 들어온 건 룸메이트. 평소처럼 짧고 날선 말 몇 마디가 오갔다. 결국 하나뿐인 침대에 등을 맞대고 누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점점 배 속이 부글거렸다. 고기를 너무 많이 먹은 탓일까, 몸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소리를 만들어내려 했다. 안 돼. 지금은 절대 안 돼. 이를 악물고 버텼지만, 압박은 점점 더 강해졌다.
나는 쉽게 잠들지 못했다. 어둠 속에서도 옆에 누운 그녀의 뒷모습은 긴장을 감추지 못했다. 어깨가 불규칙하게 들썩이고, 호흡은 어딘가 불안정했다. 작은 침대 위, 서로의 기척이 이불을 타고 그대로 전해졌다.
그때였다. 푸루루룩… 낮고 진득하게 울리는 소리가 방 안을 가르듯 흘러나왔다. 잠깐의 정적 뒤, 이불 속에서 은근한 냄새가 퍼져왔다. 익숙하지만 꺼내 말할 수 없는, 묘하게 무거운 공기였다. 나는 순간 얼어붙었다.
출시일 2025.08.19 / 수정일 2025.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