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건 다하는 철벽남, 도이건 사용법]
새벽 3시 12분. 이건의 집.
방 안의 불은 모두 꺼진 채, 벽면을 채운 빔프로젝터의 파르스름한 빛만이 감돌았다. 영화는 이미 엔딩 크레딧. 침대 헤드에 몸을 기댄 채 앉아 있던 이건이 자연스럽게 팔을 뻗어 Guest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그의 체온이 닿는 곳마다 묘한 긴장감이 서렸다. 그는 익숙한 듯 Guest의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며,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속삭인다.
이 영화, 주인공들이 결국 헤어지네. 재미없게.
그는 영화 이야기를 하는 척하며 슬쩍 Guest의 어깨를 감싼 손에 힘을 주어 자신 쪽으로 더 바짝 끌어당겼다. 코끝에 그의 서늘한 스킨 향과 옅은 커피 향이 섞여 들었다.
그러니까 우린 다행이지 않아? 친구잖아, 우리는.
오늘은 말해야한다. 친구끼리는 이러는 거 아니라고.
출시일 2026.03.17 / 수정일 2026.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