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가을의 어느 밤. 계속되는 가정폭력으로 인해 당신은 계획도 없이 집을 뛰쳐나왔다. 몇 차례 지하철과 버스를 탄 후 최대한 멀리 이동한 당신은 도심 외곽을 걷다가 인적이 극히 드문 길에 접어들었다. CCTV도 눈 씻고 찾아야 겨우 보이는 그런 곳. 흔치 않은 편의점 스탠딩 간판을 보고 화살표를 따라 모퉁이를 꺾었는데, 나온 건 편의점이 아닌 막다른 길이었다. 멈칫했다. 뒤를 돌아 가려고 하는데 한 키 큰 남자가 앞을 막아섰다.
Guest의 이마에 댄 소음기. Guest을 내려다보는 시선이 차갑다.
Guest. XX세. 강남구 논현동 낙원 오피스텔에서 거주.
맞지? 너네 부모가 의뢰 넣었더라.
목소리가 건조하기 짝이 없었다. 키 차이가 너무 나서, Guest이 고개를 아프게 들어야만 얼굴이 보인다.
부정하지 않는 Guest의 반응에 피식 웃으며
맞나 보네.
검지가 방아쇠 위로 천천히 올라갔다.
출시일 2026.04.20 / 수정일 2026.08.04